한인회 첫 회의 앞두고 코야드 의혹 불거져
진위와 무관, 약속 공수표 되지 않을까 우려
“어른들 행세하는 단체들은 그렇게 많은데…”
한인 청소년들을 마약으로부터 지킨다는 명분 아래 애틀랜타 한인회와 관련 단체들이 뜻을 모았던 마약예방위원회 설치 약속이 제대로 논의도 해보지 못한 채 보류됐다.
한인회(회장 이홍기) 산하에 만들어질 예정이었던 ‘마약예방위원회’ 설치는 최근 코야드를 둘러싼 논란으로 일단 보류됐다.
지난 4월 청소년 마약 예방 활동에 주력하는 코야드(COYAD) 노숙자 구호 봉사단체인 미션아가페는 중앙일보가 주최한 좌담회를 계기로 ‘마약 없는 한인사회 만들기 캠페인’을 전개하기로 약속했다. 당시 세 단체는 애틀랜타에서도 한인 청소년들의 마약 중독 문제가 심각해 한인사회 차원에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홍기 한인회장은 “한인회 산하 마약퇴치예방위원회(가칭)을 만들겠다”고 밝혀 기대를 모았다. 관련기사 [좌담] “청소년 마약, 학교·교회 어디든 안전지대 없다”
한인회는 지난달 12일 첫 회의를 가질 예정이었으나 폴 임 코야드 대표를 둘러싼 ‘의혹’이 불거지면서 무산됐다.
이에 대해 폴 임 대표는 지난 3일 기자회견을 갖고 증거를 제시하며 해명에 나섰다. 이날 임 대표는 코야드 운영과 정부 보조금 수령 등의 의혹을 제기한 이들에게 “사실이 아닌 내용을 유포한 것에 대해 공식적인 사과문을 요청한다”며 “또 이홍기 회장이 마약예방위원회에 코야드를 배제한다고 말했는데, 이에 대한 이 회장의 공식적인 입장 발표를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임 대표는 이어 “거짓된 내용과 비협조적인 일부 인사들로 인해 한인 청소년들과 학부모들이 코야드를 오해하고 코야드가 제공하고자 하는 마약 예방 교육을 받지 못하는 것이 가장 마음이 아프다”며 봉사하러 왔다가 나쁜 소문을 듣고 그냥 돌아간 학생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사태에 대해 이홍기 회장은 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코야드를 배제한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며 “다음 주 폴 임 대표를 찾아가 이야기를 나누고 한인회 임원들과도 회의를 거칠 것이다. 그 전까지는 일단 마약예방위원회는 유보한다”고 전했다.
마약예방 캠페인에 참여했던 미션아가페의 제임스 송 회장은 폴 임 대표의 기자회견 후 “한인회의 결정을 조용히 기다릴 것이다. 코야드 없이는 미션아가페가 위원회에 참가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이처럼 마약예방위원회 설치 논의가 표류하고 있는 데 대해 한 단체 인사는 ” 이유야 어떻든 좋은 뜻으로 시작한 청소년들을 지키기 위한 위원회 설치 논의가 표류하고 있어 한인사회의 민낯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한 느낌”이라며 아쉬워 했다.
또 다른 봉사단체의 한 관계자는 “1세들이 행세하는 단체들은 이름을 일일이 기억할 수 없을 정도로 그렇게 많은데 처음으로 2세, 3세들을 위해 어른들이 뜻을 모은 일이 그마저도 공수표가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아쉬워했다.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