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되자 제보 쇄도
추가 요금 부과에 뿔이 난 식당 고객들이 역습에 나섰다.
LA지역 식당판 ‘블랙리스트’가 등장한 것. 청구서에 각종 서비스 요금을 부과하는 요식업체가 늘자 분개한 고객들이 직접 해당 업소명, 추가 요금 사례 등을 정리한 목록이다.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에서는 최근 ‘LA 레스토랑 추가 요금 위반 업소 목록(LA Restaurant Surcharge Offenders List)’이 게재됐다.
본지는 업소 목록을 살펴봤다. 지난 4일 기준 추가 요금 부과 업소로 고객들이 명시한 식당, 카페 등은 총 162개다.
내용은 매우 구체적이다. 해당 목록에는 ▶업소명 ▶업소 위치 ▶추가 요금 비율 및 부과 명목 ▶직원 의견 등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있다.
임의로 부과하는 팁 외에도 서비스 수수료, 관리비, 건강 보험비 등을 청구서에 포함하는 업소에 대해 고객들의 불만이 상당하다는 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목록에는 LA지역 유명 업소들도 다수 포함됐다. 보테가 루이(Bottega Louie), 슈가 피시(Sugarfish), 리틀 시스터(Little Sister), 라밀 커피(Lamill Coffee), 르쁘띠패리스(Le Petit Paris) 등도 서비스 요금 등을 부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객이 남긴 후기에는 ‘샌드위치를 투고하는데 4%의 주방 사랑(Kitchen Love) 수수료를 부과(클라크스트리트베이커리)’ ‘청구서에 20%의 서비스 수수료 추가(파운드 오이스터)’ ‘건강보험비 부과(0카라카라)’ ‘행정비용 부과(버드케이지)’ ‘18%의 서비스 수수료와 4%의 보험비를 부과(브로큰쉐이커)’ 등 고객들이 직접 적은 사례들이 자세하게 담겨있다.
최슬기(38·사이프리스)씨는 “지난주 부에나파크 지역에서 한인들이 자주 가는 치킨집에 갔는데 청구서를 살펴보니 세금 외에 서비스 비용으로 18%가 부과돼 있더라”며 “아무런 설명도 없이 수수료를 몰래 포함시키니까 고객 입장에서는 기만당한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목록에 포함되는 업소는 계속 늘고 있다. 레딧에서 이 목록이 화제가 되면서 추가 요금 부과로 피해를 보았다고 주장하는 고객들이 계속해서 업소들을 추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해당 게시판 운영자는 “위반 업소 목록이 변경되고 있어 편집 권한을 제한하고 있다”며 “목록에 추가하고 싶은 내용이나 업소가 있다면 별도 양식을 통해 알려달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KTLA는 4일 “목록 작성은 계속되는 바가지요금에 대한 불만으로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식당 등을 추적해 불매하는 일종의 풀뿌리 운동”이라고 보도했다.
고객과 업소 간의 갈등은 점점 심화하고 있다. 요식업계의 추가 수수료 부과 사례가 팬데믹 사태 이후 급격히 늘어나고 있어서다.
연방거래위원회(FTC)도 이러한 방식의 수수료 부과를 방지하기 위해 규제를 검토 중이다.
남가주한인외식업협회 김용호대표(아라도 일식당)는 “한인 업소는 별로 없는데 주로 주류 식당이나 젊은 층이 많이 가는 곳에서 추가 수수료를 부과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팬데믹 사태 이후 팁 관련 문제를 민감해하기 때문에 우리 업소의 경우 고객의 계산을 돕기 위해 청구서에 팁 ‘%’를 명시해주는 부분도 아예 없애버렸다”고 말했다.
LA지사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