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사법당국이 총기폭력에 속수무책인 가운데 이번엔 집 앞 골목에서 스쿠터를 타고 놀던 9세 여자 어린이가 “시끄럽다”는 이유로 이웃집 남성이 쏜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벌어졌다.
7일 시카고 언론들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지난 5일 밤 9시30분께 시카고 외곽 포티지파크 지구에서 발생했다.
경찰은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피해 어린이 세라비 메디나(8)는 집 앞 골목길 한 켠에 모여 서있는 이웃들 사이에서 스쿠터를 타고 있었다”며 “이때 길 건너편의 저층 아파트에 사는 마이클 굿먼(43)이 무리에게 다가와 ‘너무 시끄럽다’고 불평하며 메디나에게 총을 쐈다”고 밝혔다.
사건 발생 장소에는 메디나의 아버지(52)도 함께 있었으나 참극을 막지 못했다. 그는 굿먼이 총을 겨누는 것을 보고 막으려다 몸싸움을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굿먼은 실탄 1발을 자신의 얼굴에 쏴 부상했다.
피해 어린이 메디나는 머리에 총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곧 사망 판정을 받았다. 굿먼도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위독한 상태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7일 굿먼의 신원을 공개하고 그를 1급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총격 사망한 피해 어린이 세라비 메디나. abc7chicago 보도화면 캡처
이웃 주민 메건 켈리는 “용의자는 종종 길에서 노는 아이들에게 ‘너무 시끄럽다’며 소리를 지르곤 했다”면서 “이웃들은 가급적 그와 마주치지 않으려 했다”고 말했다.
그는 메디나의 가족이 총기폭력 피해를 입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며 “메디나의 어머니도 2018년 총에 맞아 숨졌다”고 전했다.
한편 시카고에서는 지난 주말 27명이 총에 맞아 7명이 사망하는 등 총기폭력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발생한 총기 사고는 1천874건, 이로 인해 360명이 목숨을 잃었다. 총기 피해자 가운데 12세 이하 어린이 사망자는 6명, 부상자는 12명이며 13~17세 청소년 사망자는 36명 부상자는 188명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