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년 뒤에는 미국에서 백인이 인구의 과반을 차지하는 ‘다수 인종’ 자리에서 물러나게 될 전망이다.
미국 정치 전문매체 더힐은 7일 인구조사국 예측 자료를 인용해 2045년이 되면 비(非)히스패닉 백인은 미국 인구의 49.73%로 전체의 절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이 비율은 2050년에는 47.81%로 더 떨어지고, 미성년 인구만 따지면 40%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20여 년이 지나면 미국에서 인구 과반을 차지하는 다수 인종이 더는 없게 된다는 것이다.
Z세대(1990년대 중반∼2010년대 초반생)가 백인이 다수 인종 집단인 마지막 세대가 되고, 그 다음인 알파 세대부터는 소수가 다수인(majority minority) 세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더힐은 풀이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인구 고령화 현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젊은 층일수록 인종 다양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싱크탱크 브루킹스 연구소의 윌리엄 프레이 선임연구원이 최근 2020년 인구 조사 자료에서 연령대별 비히스패닉 백인 비율을 분석한 결과, 75세 이상은 77.1%, 65∼74세는 73.1%, 55∼64세는 66.9%, 45∼54세는 58.7%였다.
이 비율은 35∼44세는 54.5%, 25∼34세는 52.7%로 점점 내려가며 18∼24세는 50.5%로 절반을 살짝 넘었다.
5∼17세 47.4%, 0∼4세는 47%로 미성년 인구에서는 이미 백인 비율이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국의 인종 다양성을 단순하게 측정할 수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단일 인종으로서 정체성을 가지고 있지 않은 미국인이 얼마나 될지 알 수 없다는 뜻이다.
인구 예상치를 보면 2045년까지 1천800만 명이 인구조사에서 자신을 2가지 이상 인종이라고 답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들을 전체 인구에서 제외하고 계산하면 비히스패닉 백인 비율은 49%가 아니라 52%가 된다.
리처드 알바 뉴욕시립대 명예교수는 “백인은 오랫동안 이 나라에서 최대 인종 집단일 것”이라며 “우리는 매우 다양한 새로운 주류 사회를 형성하고 있지만, 백인은 그 안에서 큰 부분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그는 인구 통계 자체가 “사람들이 민족이나 인종 측면에서 한 가지로만 정의된다는 20세기 사고방식에 갇혀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 1980년대만 하더라도 백인이 미국 인구의 80%에 달했는데, 오늘날에는 ‘다인종’이 인구조사에서 급격히 늘고 있다. ‘다인종’ 집단은 2020∼2050년 두 배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다인종 국가인 미국을 더 잘 파악하기 위해 인구조사도 발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브루킹스의 프레이 연구원은 2030년부터 바뀌는 인구조사 인종 범위 등을 통해 인종에 대한 이해를 높여야 한다면서 “이것이 우리의 미래이기에 우리는 앞서 계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