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편의시설 무료 이용
장기 재택 근무자에 적합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격이 급등한 아파트 렌트와 주택 대신 크루즈 여객선의 아파트를 빌린 남성이 있어 화제다.
영국 인터넷매체 유니래드에 따르면 샌디에이고에 거주하는 오스틴 웰스(28)는 최근 비싼 집값을 내는 대신 전세계를 유람하는 크루즈선의 아파트에서 살기로 결정했다.
그는 스토리라인사의 MV내러티브 크루즈선의 한 스튜디오 아파트를 12년간 30만 달러에 리스 계약했다. 가장 작은 ‘디스커버’로 크기는 237스퀘어피트다.
현재 예정된 크루즈선의 여행 코스는 로마, 나폴리,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튀르키예 등이며 기간은 3년 6개월이다. 웰스는 “월 2100달러에 세계를 여행하면서도 숙박은 물론 크루즈 내의 모든 편의시설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며 크루즈선 아파트 렌트 배경을 설명했다.
그가 주택 대신 크루즈선을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은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에서 재택근무 중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메타의 증강·가상 현실 개발 부서에서 완전 원격 형태로 근무해서 회사로 출근과 통근에 얽매이지 않고 크루즈를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전했다.
MV내러티브의 규모는 객실과 아파트를 포함해 500개이며, 총 1000여 명의 탑승객이 동시에 승선할 수 있다. MV내러티브에는 20개의 식당·바(bar)가 있으며, 소규모 양조장과 1만여 권의 책이 있는 도서관, 극장, 3개의 수영장, 의료진 등을 갖췄다.
특히, 12년 렌트 기간 동안 아프거나 가족 방문 등으로 아파트를 장기간 비워야 할 상황이 생기면 다른 이에게 세를 줄 수 있는 것도 장점 중 하나다. 스토리라인 웹사이트에 따르면 웰스는 타인에게 아파트 임대 시 매달 4500달러정도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다만 누구나 웰스처럼 저렴한 가격에 크루즈선 아파트를 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보통 선내 아파트 계약은 24년 또는 60년 단위로 이루어지는데, 웰스는 조기 계약을 통해 이보다 짧은 12년 리스 계약이 가능했다. 더욱이 당초 가격보다 저렴하게 확보할 수 있었다고 한다. MV내러티브의 일반적인 계약 가격은 100만 달러지만 객실의 크기와 종류에 따라 최고 800만 달러까지 오른다.
매달 2100달러부터 시작하는 ‘생활 수수료’도 웰스가 추가로 부담해야 할 비용이다. 식사와 음료, 세탁, 의사 진료 등 온갖 생활 비용이 여기에 포함된다. 월 4200달러면 비싸보일 수 있지만 한달 크루즈 가격이 4200달러라고 바꿔 생각하거나 한달 생활비가 포함된 가격으로 보면 매우 저렴한 가격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편 스토리라인 측은 MV내러티브의 객실 중 절반 정도가 이미 판매됐으며, 출항은 오는 2025년이라고 전했다.
LA지사 우훈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