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22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의 해양 방류를 이르면 24일부터 개시하기로 공식 결정했다.
이로써 2021년 4월 스가 요시히데 당시 총리가 오염수 처분 방식으로 해양 방류를 결정한 지 2년 4개월 만에 방류가 개시된다.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 발생 이후로 보면 약 12년 만이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오염수 방류를 위한 관계 각료회의를 마친 뒤 방류 개시 시점과 관련해 “기상 등 지장이 없으면 24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과학적 근거에 기초한 대응에 폭넓은 지역·국가로부터 이해와 지지 표명이 이뤄져 국제사회의 정확한 이해가 확실히 확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오염수 방류를 시작할 분위기가 만들어졌음을 시사했다.
이어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어민들을 고려해 소문(풍평) 피해 대책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한 뒤 수산물의 국내 소비 확대와 수출처 개척 등 다양한 어업 진흥책을 추진하고 어민들과 의사소통을 지속하겠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이미 소문 피해 대책 지원용으로 300억엔(약 2천800억원), 어업 지원용으로 500억엔(약 4천600억원)의 기금을 각각 마련해 놓은 상태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2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의 해양 방류 등을 논의하는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일본 정부의 결정에 따라 후쿠시마 원전 운영회사인 도쿄전력은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거쳐 탱크에 보관된 오염수를 바닷물과 희석해 약 1㎞ 길이의 해저터널을 통해 원전 앞바다에 방류할 방침이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관계 각료회의 이후 고바야카와 도모아키 사장의 지시에 따라 오염수 해양 방류를 위한 준비 작업을 시작했다.
이와 관련해 도쿄전력은 처음으로 방류할 예정인 오염수를 관으로 옮기는 작업에 착수했다.
후쿠시마 원전에는 약 134만t의 오염수가 대형 탱크 1천여 개에 보관돼 있다.
도쿄신문은 “ALPS는 가동 초기에 상태가 좋지 않았다”며 “원전 부지 안에 있는 처리수 중에 약 70%는 정화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ALPS로 재정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희석 과정은 오염수를 ALPS 장비로 정화해도 삼중수소(트리튬)가 걸러지지 않는 데 따른 대응 방식이다. 일본 정부는 희석된 삼중수소 농도가 기준치의 40분의 1 미만에 불과해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오염수는 현재도 원전 부지로 유입되는 지하수와 빗물로도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정확한 방류 기간을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대략 30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시다 총리는 이와 관련해 “향후 수십 년의 장기에 걸쳐 오염수 처분이 완료될 때까지 정부가 책임감을 갖고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지난달 4일 발표한 종합 보고서에서 도쿄전력의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이 국제안전 기준에 부합한다며 방류에 따른 방사선 영향은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미미하다는 결론을 제시했다.
다만 IAEA 보고서는 “해양 방류는 일본 정부의 결정이며 그 정책을 지지하거나 권고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책임에 일정한 거리를 두는 모습도 비쳤다. 연합뉴스
[그래픽]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주요 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