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아시아계가 다른 인종에 비해 발암성 화학물질인 ‘과불화화합물'(PFAS)에 더 많이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NBC 뉴스가 2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마운트 시나이 의과대학 연구팀은 지난주 학술지 ‘환경과학과 기술’에 발표한 연구논문에서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과불화화합물 중간값이 백인보다 88%나 높았다고 밝혔다.
과불화화합물은 물과 기름에 쉽게 오염되지 않고 열에 강해 눌어붙지 않는 프라이팬이나 식품 포장재, 섬유의 방수코팅, 의료장비 등 다양한 용도에 쓰인다.
하지만 ‘영원한 화학물질’로 불릴 정도로 자연분해가 어려우며 인체나 동식물, 환경에 유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세계 각국이 앞다퉈 규제를 추진 중인 물질이다.
연구팀은 통상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과불화화합물에 대한 누적 노출이 커지는 사회경제적 요소를 감안해도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노출 수준은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논문의 제1 저자인 셸리 리우 부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과불화화합물과 관련해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해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우 부교수는 인종별로 과불화화합물 노출 수준이 다르게 나타나는 원인을 아직 알지 못하며, 다양한 삶의 방식 때문에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유독 높은 노출 수준을 보이는 이유를 찾아내는 것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민자의 모국이 서로 다른 과불화화합물 규제를 가지고 있는 점과 식이 요인과 같은 문화적 요소가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은 있다고 추정했다.
환경단체인 천연자원보호협의회(NRDC)의 수석 연구원인 애나 리드도 과불화화합물 오염 가능성이 큰 민물고기의 경우 아시아계의 섭취량이 가장 많다면서 문화와 식이 요인이 인종별 노출 수준의 차이를 불러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리우 부교수는 미국 내 합성 화합물에 대한 규제 미비로 과불화화합물 노출을 줄이는 것이 매우 힘든 실정이지만 그래도 메인주 등에서 관련 규제에 나선 것은 고무적이라고 덧붙였다.
메인주는 최근 제조업체들에 제품의 과불화화합물 의도적 함유 여부를 보고하도록 했으며 오는 2030년부터는 아예 의도적으로 과불화화합물을 첨가한 제품의 주내 판매를 금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