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격 사건이 끊이지 않는 미국에서 이번에는 한 대학생이 집을 잘못 찾아갔다가 총에 맞아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고 CNN 방송이 28일 보도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컬럼비아 경찰에 따르면 지난 26일 새벽 2시께 사우스홀리스트리트의 한 주택에서 절도 사건이 발생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집 앞에서 상체에 총상을 입고 숨진 20세 남성을 발견했다.
숨진 남성의 이름은 니컬러스 앤서니 도노프리오다. 그는 사우스캐롤라이나대학교 2학년생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도노프리오가 사우스홀리스트리트 주민이었다면서 “예비 정보에 따르면 그는 (자기 집이 아닌) 다른 집에 들어가려고 시도하다가 총에 맞았다”고 밝혔다.
도노프리오가 숨진 곳은 그가 다니던 대학에서 불과 2마일 거리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노프리오를 쏜 사람이 누구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경찰은 앞서 절도 신고를 받고 출동하던 중 해당 신고가 총격 신고로 격상됐다고 설명했다. 신고한 사람이 누구인지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미국에서는 사적 공간에 들어갔다는 이유로 별다른 위해를 가하지 않았는데도 총에 맞아 죽거나 다치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 미주리주에서는 한 10대 소년이 집을 잘못 찾아 엉뚱한 집 초인종을 눌렀다가 집주인이 쏜 총에 맞아 머리를 다쳤고, 뉴욕주에서도 같은 달 친구 집을 찾다가 다른 집 차고 진입로에 들어간 20대 여성이 집주인 총격으로 사망했다.
이런 일이 빈번한 배경으로는 ‘스탠드 유어 그라운드'(Stand Your Ground) 법률이 꼽힌다.
위협을 피할 수 없으면 물러나지 말고 맞서라는 의미를 지닌 이 개념은 정당방어 법률로 구체화돼 사우스캐롤라이나주를 포함한 최소 28개 주에서 시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주에서는 죽거나 다칠 위험에 직면한 사람이 자기방어를 위해 치명적 물리력을 선제적으로 가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허용된다.
총기 폭력을 규탄하는 비영리단체 ‘기퍼즈 법률센터’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법은 정당방위를 했다고 주장하는 사람을 체포할 수 있는 법 집행기관의 능력을 제한해 이런 사건을 제대로 조사하기 어렵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가 총기 소유자에게 면허 취득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로 지목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