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18만7천개 증가…6∼7월 일자리는 이전 발표보다 11만건↓
고용증가폭 둔화·실업률 상승·임금상승률 둔화…’골디락스 경제’ 전망 뒷받침
뜨겁게 달궈졌던 미국의 노동시장이 지속해서 서서히 식어가고 있음을 방증하는 신규 고용지표가 나왔다.
8월 실업률이 1년 6개월 만에 최고치로 상승했고, 수정된 6∼7월 통계는 고용 증가 폭 둔화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1일 노동부가 발표한 8월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18만7천개 증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17만 건을 상회했지만, 지난 12개월 평균 증가 폭(27만1천건)을 대폭 하회하며 노동시장 과열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업종별로는 보건의료(7만1천개), 여가접객업(4만개) 부문에서 고용 증가를 이끌었다.
미국 월별 고용 증가 폭 변화 추이. 자료: 세인트루이스 연은 경제데이터·미 노동부
시장은 실업률 상승과 이전 통계치 하향 조정에 더욱 주목했다.
이날 발표된 8월 실업률은 전월 대비 0.3%포인트 오른 3.8%로 지난해 2월(3.8%) 이후 1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 3월 이후 변동이 없었던 경제활동참가율이 8월 62.8%로 전월 대비 0.2%포인트 오른 게 실업률 상승의 배경이 됐다. 이는 팬데믹 직전인 2020년 2월(63.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는 수입이 있는 일에 종사하고 있거나 취업을 위해 구직활동에 참여한 사람 수가 늘었다는 의미다.
이날 발표에서 6∼7월 고용 지표 수정치는 이전 발표 대비 10만개 이상 대폭 하향 조정됐다.
6월 고용 증가 폭은 직전 보고서의 18만5천개에서 10만5천개로 8만개 대폭 줄었고, 7월 고용 증가 폭은 직전 보고서의 18만7천개에서 15만7천개로 3만개 줄었다.
이는 지난 보고서 발표 후 새로 집계된 민간·정부 고용 정보를 추가로 반영한 결과다.
6∼7월 고용 증가 폭이 기존 통계 대비 11만 개나 줄었다는 사실은 미국의 노동시장 과열 완화가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었음을 시사한다.
시간당 평균임금은 전월 대비 0.2% 오른 33.82달러로, 증가율이 전문가 전망치(0.3%)를 밑돌았다.
고용 증가 폭 둔화, 실업률 상승, 임금 상승률 둔화 등을 담은 이날 보고서 내용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 금리 인상을 중단할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을 싣는다.
대량 해고를 유발하지 않은 채 고용시장 열기가 점차 식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경제가 ‘골디락스’ 상태로 가고 있다는 전망도 더욱 힘을 얻을 전망이다.
‘골디락스’는 너무 뜨겁거나 너무 차갑지도 않은 적당한 상태를 가리키는 말로, 경제가 높은 성장을 이루고 있으면서도 물가상승이 없는 이상적인 상황을 말한다.
월가의 저명 경제학자인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그룹 고문은 이날 트위터 글에서 “액면 그대로 보자면 이번 고용보고서는 경제지표에 높게 의존하는 연준이 이번 긴축 사이클에서 추가 금리 인상을 하지 않을 가능성을 높인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