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민단체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 금지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워싱턴의 책임과 윤리를 위한 시민들'(Citizens for Responsibility and Ethics in Washington; CREW)이라는 이름의 단체는 6일 트럼프 전 대통령을 대선 투표용지에서 제외해달라고 요구하는 소송을 콜로라도주 덴버 법원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소송의 원고로는 노마 앤더슨 전 콜로라도 주의원을 비롯한 공화당원 6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수정헌법 14조 3항을 위반해 공직을 수행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수정헌법 14조 3항은 내란에 가담하거나 미국 헌법을 위협한 적에게 도움을 준 국민은 공직을 맡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들은 “트럼프는 2020년 대선에서 패배한 뒤 대통령직을 유지하려는 헛된 시도로 2021년 1월 6일 국회의사당을 공격한 폭도들을 선동하고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노아 부크빈더 CREW 대표는 “민주주의의 근간이 유지되려면 헌법이 지켜지고 민주주의 시스템을 공격한 사람들이 직책을 맡지 않게 해야 한다”며 “현재와 미래에 우리 공화국을 방어하는 데 필수적이기에 이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소송의 원고 중 한 명인 지역 일간지 덴버 포스트의 보수 칼럼니스트 크리스타 카퍼는 “나는 오랫동안 트럼프에게 투표한 공화당원이지만, 힘과 거짓말로 민주주의를 전복하는 사람들은 민주주의에 참여할 자격이 없다고 믿는다”며 “이것이 바로 내가 이번 소송에 참여한 이유”라고 밝혔다.
이 단체는 “콜로라도는 첫 번째 소송을 제기하기에 좋은 곳이지만, 마지막 소송은 아닐 것”이라고 밝혀 다른 지역에서도 추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언론들은 이 소송이 결국 연방 대법원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정치권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대선 출마 자격이 없다는 논란이 일었지만, 수정헌법 14조 적용이 가능한지를 놓고는 미 법조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특히 수정헌법 14조는 지난 19세기 남북전쟁 이후에 남부연합에 속했던 인사들의 공직 진출을 막기 위해 만들어졌던 것으로 이후 적용된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21세기에 이를 원용하는 것은 무리라는 주장도 적지 않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5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거의 모든 법학자들이 수정헌법 14조는 2024년 대선과 관련해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의견을 표명하고 있다”며 “이(자격 논란)는 급진 좌파 공산주의자, 마르크스주의자, 파시스트들이 선거를 훔치려는 또 다른 속임수”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