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어·셀러 모두 관망세 속 매물 갈수록 부족
전문가들 “금리 내려오면 거래 봇물처럼 터질 것”
근 20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오른 모기지 금리 탓에 주택시장이 불안한 옆걸음 장세를 보이고 있다.
조지아 멀티플 리스팅 서비스(GMLS)에 따르면 지난 8월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의 주택 가격 중간치는 리스팅 매물과 거래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40만400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7월보다는 1% 정도, 작년 같은 달 대비로는 2.3% 오른 수준이다. 최근 수년간 전년 대비 두자릿수 상승률에 비하면 주택 가격이 옆걸음 수준이다. 판매량도 5299채로 작년 대비 15.8% 줄었다.
거래 위축과 함께 집값 상승을 억제하는 가장 큰 요인은 높은 모기지 금리. 모기지 업체인 프레디맥에 따르면 30년만기 고정 모기지 금리는 지난 8월말 7.18%를 기록, 2002년 3월 이래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현재 잠재적인 바이어들이 집 사기를 주저하는 이유는 이같은 높은 모기지 금리가 언젠가는 떨어질 것으로 보며 관망하기 때문이다.
리맥스 애틀랜타의 오너 크리스텐 존스는 애틀랜타 저널(AJC)과의 인터뷰에서 “결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상 행진을 멈추고 모기지 금리가 다시 내려오면 주택 구매가 봇물처럼 터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높은 모기지 금리는 바이어뿐 아니라 셀러들도 기다리게 만든다. 현재 기존 모기지 중 이자율 4% 미만의 낮은 모기지 비중이 61%에 달하고 있다. 이로 인해 셀러들 역시 관망세를 취하고 있어 리스팅 매물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8월 메트로 지역 주택 리스팅 매물은 2개월치 판매량에 해당하는 1만1000건에 불과하다. 이는 작년보다 12.1% 줄어든 수준이다. 정상적인 시장에서의 매물 재고가 6개월치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턱없이 적은 물량이다.
이에 더해 주택 공급 부족도 시장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2007~2009년 경기 대침체기에 접어들면서 메트로 지역에서 신규 주택 공급이 사실상 멈췄고, 이후에도 침체기 이전의 주택 공급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반면 2012년 이후 밀레니얼 세대들이 시장에 진입하면서 주택 부족 사태 속에 가격은 가파르게 상승하는 현상이 초래됐다.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이 찾아왔고, 메트로 지역의 주택 수급 불균형 문제는 더욱 악화됐다. 애틀랜타 지역의 주택 가격 상승률은 소득 증가율을 앞지르고 있다. 이는 월 모기지 페이먼트를 감당할 수 없는 잠재적인 바이어들을 시장에서 밀어냄으로써 저소득층의 주택난을 야기시키고 있다.
대부분의 신규 주택 건설은 애틀랜타 교외 지역에 집중되고 있지만 그마저 높은 땅값과 조닝 규제에 막혀 생애 첫 주택 구입자들의 구매를 어렵게 만들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주 리스팅에 오른 알파레타의 타운홈과 단독주택 24 유닛 규모의 ‘블루 리버 라이프스타일 커뮤니티스’의 유닛 가격은 130만달러를 넘는다.
주택 구입을 포기하고 렌트로 살아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렌트닷컴에 따르면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의 월 렌트비 중간치는 2127달러로 작년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김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