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치소 법원서 첫 출석 심문 열려 6명 전원 보석 신청 기각
용의자들에 ‘갱 범죄’ 추가…형량 더욱 무거워질 듯
피해자는 조세희…영사관, 한국서 유가족 확인 마쳐
귀넷 카운티 둘루스에 있는 제주 사우나 주차장 트렁크 시신 사건으로 체포된 한인 용의자 6명 중 4명에 대해 15일 오전 보석 청구가 기각됐다. 또 이들에게 ‘집단 범죄’(gang charge) 혐의에 대한 영장이 추가로 발부됐다.
귀넷 경찰은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통해 용의자 에릭 현(26), 이가원(26), 이준호(26), 이준현(22), 이현지(25), 이준영(15) 씨를 체포했다고 발표했으며, 15일 귀넷 구치소 내 법원에서 첫 출석 심문이 열렸다. 이날 첫 심문은 6명의 용의자 체포 후 48시간 이내에 진행된 것으로, 적용 혐의와 변호사 선임 여부, 보석 허가 등을 확인하고 결정하는 자리다.
첫 심문에서 용의자 6명에 대한 보석 청구가 모두 기각됐다. 조지아주에서는 중범죄 살인(felony murder) 혐의에 대해서는 수피리어 법원 판사만이 보석을 허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정에 출석한 용의자들. 이준현이 판사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Fox5뉴스 보도화면 캡처
아울러 이날 오후 경찰은 “추가 영장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추가된 혐의는 ‘크리미널 스트리트 갱’(criminal street gang) 혐의다.
조지아주 형법상 ‘크리미널 스트리트 갱’은 공식적 또는 비공식적으로 연관돼 범죄 조직 활동에 가담하는 3명 이상의 조직, 협회, 또는 그룹을 의미하며, 일반적으로 알려진 조직범죄단이 아니어도 적용될 수 있다.
경찰은 이번 살인 사건을 집단적으로, 조직적으로 저질러진 범죄로 간주, 더 엄중하게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6명의 용의자들에게는 이에 더해 중범죄 살인, 불법 감금, 증거 변조, 시신 은닉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기자회견에서 밝힌 ‘그리스도의 군대'(Soldiers of Christ)와 관련된 종교단체 관련 의혹에 대해서 추가 정보를 밝히지 않았으며, 지역 한인 교계 관계자들도 이런 이름의 단체나 교파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 없다고 전했다. 이문규 애틀랜타 한인교회협의회 회장은 “그리스도의 군대라는 단체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이가원, 이현지, 이준호, 이준현, 에릭현. 귀넷경찰국 제공
체포 영장에 따르면 6명의 용의자들이 굶기고, 구타해 죽음으로 내몬 피해자는 조세희 씨로, 나이와 거주지 등의 구체적 사항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경찰은 기자회견에서 “(조 씨가) 20~30대 중반으로 보이는 여성으로, 트렁크에서 발견 당시 70파운드밖에 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WSB-TV는 용의자들이 몸무게가 70파운드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굶기고 학대당한 시신을 불태운 다음 담요에 감싸 트렁크에 유기한 사실이 영장을 통해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애틀랜타 총영사관의 조우형 경찰 영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피해자의 어머니와 통화를 마쳤으며, 유가족이 조지아를 방문할 지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조 영사는 또 “경찰에 따르면 용의자 6명 모두 자신이 한국 국적자라고 진술했다고 통보받았다”며 현재 영사관에서 이들의 국적을 확인 중이라고 덧붙였다.
조 씨는 지난 7월 중순쯤 한국에서 미국으로 건너 와 종교단체에 가입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8월에 사망해서 트렁크에 며칠 간 방치돼 부패했던 것으로 추정했다.
범죄가 일어난 것으로 파악된 로렌스빌 소재의 집(2415 스테이블 게이트)은 시신이 든 차량을 운전한 에릭 현 씨가 이씨 가족과 일정 기간 거주한 집으로 알려졌다.
애틀랜타 저널(AJC)은 “부동산 기록에 따르면 2021년 이지용 씨가 주택을 매입했으며, 이웃들은 이씨 가족과 교류가 없어 집에 누가 사는지 몰랐다”고 15일 보도했다.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