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 애틀랜타서 열린 협약식 참석
현대자동차그룹이 조지아텍과 중장기 파트너십을 구축한다. 미래차 핵심 기술인 배터리, 수소, 소프트웨어 등에서 협력하는 차원이다.
현대차그룹과 조지아텍은 19일애틀랜타 조지아텍 존 루이스 학생회관에서 미래 모빌리티 협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현대차그룹과 조지아텍은 미래 기술 산학협력을 추진한다. 배터리, 수소에너지, 소프트웨어 등 미래 모빌리티 관련 연구 개발 과제를 선정해 조지아텍 교수진, 현대차그룹 미국기술연구소, 남양연구소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조지아텍이 육성하는 학생 스타트업 중 유망한 곳을 선정해 지원하고 협력하는 방안도 모색한다.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스타트업들은 아이디어 실현화 및 향후 현대차그룹 계열사들과 협업할 기회를 얻게 된다. 현대차그룹과 조지아텍은 학생들에게 공동 연구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도 제공한다.
체결식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장재훈 현대차 사장, 앙헬 카브레라 조지아공대 총장 등이 참석했다.
장재훈 사장은 “현대차그룹은 모든 인류가 이동의 자유를 즐기며 안전하고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는 미래를 만드는 데 막중한 사명감을 느끼고 있다”며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수소 경제, 인력 개발, 스마트 시티 등 다양한 분야의 미래를 조지아텍과 함께 그려나갈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앙헬 카브레라 총장은 “품질과 혁신, 첨단 기술의 대명사인 현대차그룹과 파트너십을 맺게 돼 자랑스럽다”며 “현대차그룹과 함께 뛰어난 리더를 양성하고 자동차 산업 및 미래 모빌리티 발전을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파트너십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차우키 압달라(Chaouki Abdallah) 조지아공과대학교 연구담당 수석 부총장, 앙헬 카브레라(Ángel Cabrera) 조지아공과대학교 총장, 소니 퍼듀(Sonny Perdue) 조지아주 공립대학 협의회 의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 호세 무뇨스(José Muñoz) 현대자동차 사장(COO)이 양해각서 체결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 제공
이번 파트너십은 평소 산학협력 중요성을 강조해 온 정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한다. 정 회장은 조지아주 전기차 신공장 건설 현장 방문 당시 조지아텍과 협력 방안 모색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전용 신공장을 포함해 배터리셀 합작공장과 배터리 시스템 공장을 동시에 건설하고 있다.
현대차와 조지아주의 인연은 각별하다. 이번 협약도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 때부터 이어진 협력과 신뢰를 바탕에 깔고 있다.
2006년 정 명예회장과 정 회장(당시 기아 사장)은 기아의 미국 내 첫 생산기지를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로 낙점했다. 조지아주의 우수한 입지 조건 외에도 소니 퍼듀 전 조지아주 주지사를 비롯한 주 정부의 적극적인 협력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소니 퍼듀 전 주지사는 현재 조지아주 공립대학 협의회 의장으로 우수 인재 육성을 이끌며 이번 협력에도 기여했다. 양측의 두터운 신뢰를 바탕으로 기아 조지아 공장은 2009년 첫 가동 후 14년간 400만대 이상의 차량을 생산했다.
“IRA 혜택 위해 전기차 공장 완공 내년으로 앞당겨”
한편 이날 협약식에서 호세 무뇨스 현대차그룹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서 규정한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혜택을 위해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 메타플랜트를 당초보다 빠른 내년까지 완공하겠다고 밝혔다.
무뇨스 COO는 현대차가 올해 상반기에 테슬라에 이어 북미 전기차 판매 2위를 차지했다고 밝히면서 “그러나 미국 현행법(IRA)에 따라 (전기차 보조금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미국 국내에서 배터리와 전기차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가 주도적으로 통과시킨 IRA는 북미 내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 한해 최대 7천5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해, 그동안 미국 시장에 공급하는 전기차 대부분을 국내에서 조립하는 현대차 그룹은 혜택을 받지 못해 왔다.
무뇨스 COO는 “우리는 공장 완공을 최대한 앞당기기로 결심했다”며 “그 결과 당초 2025년 1월이었던 완공 일자를 3개월 이상 앞당길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허리케인 이달리아에도 불구하고 사바나 인근에 건설 중인 전기차 공장 건설은 차질 없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현재 공장은 절반 정도 건설됐으며 각종 설비를 설치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법(IRA)이 우리 회사에는 불공정하다고 생각했지만, 법은 법”이라며 “IRA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모든 배터리는 100% 미국산을 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