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세대부터 점차 사라져가
인구 유입·부정적 인식 영향
미국 남부지역 특유의 억양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애틀랜타 저널(AJC)은 조지아대학(UGA)과 조지아텍 언어학자들이 공동으로 연구한 결과, 남부 억양이 베이비 부머 세대를 끝으로 X세대(1965~1980년생)부터는 사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70명의 학부생과 대학원생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90년 동안 녹음된 수백 시간의 대화를 분석, 이 같은 세대간 발음 변화가 나타나고 있음을 밝혀냈다.
녹음은 5년 이상 타주에서 생활한 사람을 제외한 조지아 토백이 주민들을 상대로 실시됐으며 1800년대 후반에 태어난 토착 조지아인으로부터 금세기에 태어난 세대까지 이어졌다. 연구 결과는 랭귀지 배리에이션스 앤드 체인지 저널에 발표됐다.
마가렛 렌윅 UGA 교수는 액센트가 사라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다른 지역 목소리에 노출되는 것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가 급속히 성장하고, 이민이 크게 늘면서 북부와 중서부 거주자들의 유입이 늘어난 게 가장 큰 이유라는 것이다.
릴리아 글래스 조지아텍 교수는 남부 액센트의 가장 큰 특징 가운데 하나가 한 음절의 단어가 여러 음절 소리로 길게 발음되는 이른바 ‘이중모음화’ 현상인데, 이게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드레스(dress)’는 ‘드레이어스(dray-uss)’로 발음되고, ‘트랩(trap)’은 ‘트레이업(tray-up)’으로 발음하는 식이다.
렌윅 교수는 Z세대(1997~2012년생)는 발음이 훨씬 짧아져 ‘드레스’를 ‘드러스’ 로 발음한다고 말했다. 표준 발음은 아니지만 캘리포니아에서나 들을 수 있는 발음이라는 것이다. 이는 미국과 캐나다 대도시에서 주로 들을 수 있는 발음이다.
존 포레스트 UGA 교수는 “교육 받지 못한 것처럼 간주되는 남부 억양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변화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뉴욕과 시카고 등 타 도시 액센트도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래스 교수는 그러나 지역 액센트는 마치 옷과 같아서 지역 특유의 분위기를 대변하는 것이어서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럭과 총, 농장, 플란넬 셔츠, 청바지 등과 함께 액센트도 남부 다움의 상징의 하나인데, 베이비 붐 말기에 태어나 대학 도시에서 자란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가 남부 느낌을 주는 것도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토머스 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