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에 필수인 여권 없이도 전 세계를 다닐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프랑스를 국빈 방문 중인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그 특혜를 가진 전 세계 3명 중 한 명이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에 따르면 찰스 3세는 지난해 9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뒤를 이어 즉위한 이후 여권 없이 여행할 수 있는 특권을 부여받았다.
영국에서는 여권이 군주 이름으로 발급되기 때문에 찰스 3세는 왕이 된 이후 여권이 필요 없게 된 것이다.
영국 내에서 공식적인 변경은 지난 7월에 이뤄졌다. 이후 발급되는 영국 여권엔 ‘여왕 폐하’ 대신 ‘폐하’가 기재됐다.
다만 찰스 3세 이외의 다른 왕실 구성원은 여권이 필요하다. 찰스 3세와 함께 프랑스를 국빈 방문한 커밀라 왕비도 해외에 가려면 여권이 있어야 한다.
찰스 3세는 영국이나 해외에서 운전할 때 면허증도 필요 없다.
반면 정치적 중립 의무를 따라야 해서 투표나 선거에 참여할 수 없다.
찰스 3세 외에 여권 없이 국경을 넘을 수 있는 사람들은 일본의 나루히토 일왕과 그 부인인 마사코 왕비다.
일본 왕실 인사들은 원칙적으로 호적이 없어 주민등록증이나 여권을 만들 수 없다고 한다. 다만 일왕과 왕비를 제외한 다른 왕실 인사들은 해외에 나갈 때 외교 여권을 발급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프랑스 마르세유를 방문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해외에 갈 때 조국인 아르헨티나 여권을 소지한다. 교황은 독립국 바티칸의 국가원수로서 바티칸의 여권이 있지만, ‘특권 내려놓기’ 차원에서 아르헨티나 여권을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