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스탠퍼드, 조지타운, 컬럼비아, 뉴욕대 학생 단체들
스탠퍼드대 곳곳에 팔레스타인 옹호 현수막 걸렸다가 철거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대규모 공격으로 이스라엘과 무력 충돌이 벌어진 가운데 대학가에서 일부 학생이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내면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10일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지난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이후로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 조지타운대, 뉴욕대 등 미국 대학에서 일부 친(親)팔레스타인 학생 단체가 뉴스레터나 학교 신문에 팔레스타인을 옹호하는 글을 냈다.
이들 단체는 하마스의 공격을 규탄한 대학 총장의 메시지를 비판하는 등 학교와도 갈등을 빚고 있다.
뉴욕대 법대 학생변호사협회의 리나 워크먼은 주간 뉴스레터에서 “해방과 자결에 대한 탄압에 저항하는 팔레스타인인들과 절대적인 연대를 표명한다”며 “이스라엘은 이 엄청난 인명손실에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글이 엑스(X·옛 트위터)를 타고 빠르게 확산하자 즉각적인 반발과 후폭풍이 이어졌다.
민주당의 리치 토레스 하원의원(뉴욕)은 “아이가 참수당한 이스라엘 어머니에게 ‘당신들이 자초한 일’이라고 말하는 것보다 냉혹하고 잔인한 게 있느냐”고 비판했다.
또한 워크먼에게 입사를 제안했던 로펌 윈스턴 앤드 스트론은 “이런 발언은 우리의 가치와 심각하게 충돌한다”며 입사 제의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대학 측은 “뉴욕대의 관점을 어떤 식으로든 반영하지 않은 발언”이라며 선을 그었다.
스탠퍼드대에서는 ‘팔레스타인 정의를 위한 학생들’이 “팔레스타인에 이스라엘의 점령에 저항할 법적 권리가 있다”는 글을 학교 신문 ‘스탠퍼드 데일리’에 기고했다.
이 대학 캠퍼스에는 하마스가 공격을 시작한 지난 주말 “이스라엘의 환상이 불에 타고 있다”, “땅은 자기 사람들을 기억한다”는 현수막이 내걸렸다가 철거됐다고 한다.
조지타운대에서는 존 디조이아 총장이 하마스의 공격을 “전례 없는 테러행위”라고 규정하자 ‘팔레스타인 정의를 위한 법대 학생들’이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지지와 전적인 연대를 재확인한다며 역공에 나섰다.
대학 측은 이런 학생들로부터 거리를 두면서도 직접적으로 비판하거나 조치하지는 않고 있으며 이 점 때문에 비난을 사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하버드대의 30여 개 학생 모임은 지난 7일 “이스라엘 정권이 이번 폭력 사태에 전적인 책임이 있다. ‘지옥문을 열겠다’는 이스라엘 정부의 약속, 가자지구의 대학살은 이미 시작됐다”는 성명을 냈다.
논란이 커지자 클로딘 게이 하버드대 총장은 10일 성명을 내 “학생들은 자신의 의견을 낼 수 있으나 30개 단체라 할지라도 하버드대나 대학 지도부를 대변해 발언할 수 있는 학생 그룹은 없다”고 문제의 성명과 선을 그었다.
이는 대학 측이 초기에 내놓은 것과 같은 입장이다.
앞서 공화당의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을 비롯한 몇몇 하버드대 동문 정치인과 래리 서머스 전 총장은 대학 측이 이 성명을 적극적으로 비판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아이비리그 대학인 컬럼비아대에서도 ‘팔레스타인 정의를 위한 학생들’ 모임에서 이번 전쟁의 책임은 “부인할 수 없이 이스라엘 극단주의 정부와 다른 서방 정부들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별개로 이 대학 미누쉬 샤피크 총장은 전날 성명을 내 하마스의 이번 공격에 “황망하다”면서 “우리 학교 공동체의 많은 이가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우리 대학은 할 수 있는 만큼 돌봄과 위로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