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엔 별다른 지식이 없는데 ‘음악 세상’이란 글을 쓰기가 좀 무안하다. 그러나 “음악이 없었다면 그 힘든 지난 시간을 어떻게 견디어 나왔을까?”하는 마음에 생각나는 점을 추억의 갈피 속에서 끄집어 내어본다.
현재는 정말 모든 이들이 마음 놓고 본인이 원하는 음악을 장소 불문하고 언제, 어디서나 클릭해서 감상할 수 있는 정말 좋은 세상이다. 세계의 무슨 음악이든지 원하는대로 들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니 정말 좋은 시절에 살고 있음을 새삼 감사하게 생각한다.
음악이란 추억을 내게 심어준 최초의 선생님은 중학시절 음악을 가르친 여교사인 추 선생님의 이름을 아직도 반세기가 지나도록 기억하고 있다는 게 신기하다. 선생님은 그 당시 음악 시간 모두 눈을 감고 이 음악을 감상하고 난 후 감상문을 써내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주로 생소했던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월광 소나타, 운명 교향곡, 협주곡 등 난생 처음 접하는 곡을 듣고는 감상문을 쓰려고 하니 난감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선생님은 휴대용 LP play를 가져와서 돌려 놓고 혼자서 음악 감상에 젖어 손가락을 책상을 두들기면서 눈을 감고 계시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지금은 80대 중반이 되셨겠다.
중. 고교 시절 나보다 세 살 많은 형님은 부산 범냇골이라고 불리던 B공고 재학 시절, 부산 서면 부산상고 담 벼락 옆에 줄지어 있던 레코드 가게에서 LP 판을 구입해서 자기 책상 위에 가지런히 수집해 놓고 혼자 몰래 듣기에 방이 비었을 때 살짝 가져다 들어 보니 그 시절 유명 했던 영화음악 주제가가 대부분이었다. 그 당시로서는 꽤나 비싼 LP판 가격 이었는데 어떻게 용돈을 절약해서 모았는지 지금도 궁금하다.
그 후로도 수시로 그 음악을 감상하다. 형님에게 들킨 기억이 난다. 그러나 성질 좋은 형님은 “영화 주제가 정말 좋은 음악이지.. 어느 때고 가져다 들어도 좋아”라고 말한 기억이 새삼스럽다. 요즘이야 클릭만 하면 엄청 나게 많이 뜨는 추억의 영화 음악이다.
그 후로도 좋아하는 음악 한편을 감상하려 하면 테이프 음악 시대로 바뀌면서 지금도 골동품 같은 테이프가 책방 책장에 가득하다. 옛 기억과 추억에 잠겨진 것들이라 버리기 아까워 타주로 옮긴 여러 번의 이사에도 꼭 가지고 다닌 것들이다.
또다시 세월이 변해 그 후 CD 가 나왔다. 대략 20년도 넘었지만 아직도 일부에서는 사용하는 곳도 있다. 지금은 또다시 다양한 소셜미디어(SNS)로 마음껏 누리는 음악의 세계가 되었다. 더욱 지나간 음악과 현대 음악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 것도 작은 봉사를 하면서 음악을 들을 시간이 가끔 있어 찾아 보게 되고 관심을 기울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음악에 빠지게 된 것 같다. 가끔은 시간이 나면 음악 감상이란 취미도 정말 좋은 것 같다. 흘러간 영화 주제가나 히트 곡은 옛 추억을 다시금 되돌아보게 하는 활력소가 되는 듯 하다.
그것도 옛적 같이 구하기 힘든 어떤 곡도 들을 수 있고, 손가락 서너 번 클릭하면 되는 편한 세상이 되었으니 얼마나 살기 좋고 신 나는 세상인가? 알다시피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 변환된 지는 아주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그 속도는 현재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빠르게 달려가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디지털 기기가 쏟아지는 세상이다. 급속히 변하는 시간이다. 주변에 음악을 사랑하고 또 즐기는 모든 분을 볼 때면 대체로 내 생각이지만 긍정적인 생활 방식인 듯 하다. 사랑을 만들고 모난 사람을 둥글 둥글 부드럽게 만들어 주고, 우는 아기도 잠 재우는 음악의 세계는 정말 신기하다.
가슴 뭉클한 음률을 작곡해내는 음악가들을 보면 하얀 백지 위에 아름답고 영롱한 그림을 그려 내는 화가와 같다고 할까. 음악 속에서 행복한 내일을 설계해 나가는 미래는 백지 위에 현실을 그려 나가는 우리들의 앞날 이기도 하다
“음악이 있는 곳에 악인은 없다” 세르반테스의 명언이 기억나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