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공연 관람과 놀이공원 입장 등 오락비용이 천정부지로 뛰어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 코로나19 이후 오락비용이 급등하면서 일반적인 미국 가정이 오락을 포기하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은 이 같은 현상을 ‘펀플레이션(Funflation)’이라고 규정했다.
이는 재미를 뜻하는 ‘펀(Fun)’과 물가 상승을 의미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을 조합한 신조어다.
펀플레이션 현상이 가장 두드러진 분야는 대중음악 공연이다.
올해 북미지역을 순회하는 가수들의 공연 입장권 평균 가격은 120.11 달러에 달한다.
지난해보다 7.4% 오른 가격이고,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에 비해서는 27%나 뛰어오른 수치다.
팬들의 수요가 높은 인기 가수의 공연 입장권 가격은 더 크게 올랐다.
현재 미국에서 가장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테일러 스위프트의 입장권 액면가 평균은 254달러에 달한다.
다만 소비자가 입장권을 구입하기 위해선 ‘티켓 마스터’와 같은 입장권 판매 사이트에 적게는 49달러, 최대 449달러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특히 공식 사이트에서 순식간에 매진되는 인기 가수의 경우 입장권에 엄청난 웃돈이 붙어 재판매된다.
테일러 스위프트 공연의 재판매 평균 가격은 1천95달러에 달한다. 일반 팬들이 쉽게 구입하기 힘든 가격이다.
놀이공원 입장권 가격도 오르고 있다.
최대 놀이공원인 디즈니랜드와 디즈니월드는 1일 이용권의 가격을 194달러로 15달러 올리는 등 각종 입장권의 가격을 전반적으로 인상했다.
지난해 가격 인상에 이어 1년 만이다.
이에 따라 오락에 드는 비용을 줄이거나, 아예 오락을 포기하는 미국인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WSJ이 미국 소비자 1천 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37%는 가격 인상 탓에 각종 입장권 구입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올해초 아마존에서 정리해고를 당한 앤젤라 웬틴크(48)는 딸을 위해 테일러 스위프트 공연 입장권 구매를 고민했지만 포기했다면서 “수천 달러에 달하는 입장권을 사는 데 해고 위로금으로 받은 돈을 쓰는 것이 과연 책임있는 행동일까라고 자문했다”고 말했다.
한편 여론조사 참가자 중 20%는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 등 참석하고 싶은 오락 이벤트가 있을 경우 빚을 내서라도 입장권을 구입하겠다고 응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