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넷-풀턴카운티 이어주던 채터후치강 다리 있던 곳
존스크릭의 연방 관할 공원, 1~2시간 산책 코스로 훌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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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터후치강은 애틀랜타의 보석이다. 주변 곳곳에 강과 숲이 어우러진 공원이 산재해 있어 어디나 놀기 좋고 걷기 좋다. 한인 밀집지 존스크릭 관내에 있는 존스브리지 트레일도 널리 사랑받는 하이킹 코스 중 하나다. 둘루스 H마트에서도 차로 20분이 채 안되는 거리다.
존스브리지 트레일. 채터후치 강을 따라 이어진 숲속 오솔길이 운치가 있다.
존스브리지는 채터후치강 국립휴양지(The Chattahoochee River National Recreation Area)의 한 구역으로 연방 공원관리국 관할이다. 전체 면적은 150에이커에 이른다. 이곳 트레일은 강 서쪽에 있다고 해서 존스브리지 웨스트사이드 트레일로도 불린다.
트레일 길이는 6마일에 이르며 대부분 채터후치 강변을 따라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다. 주차장 진입로는 반웰로드(Barnwell Rd.)에 있으며 주차장까지 들어가는 약 1마일 길은 좌우로 키 큰 나무들이 빼곡해 깊은 산골 수목원에라도 들어가는 기분이 난다.
존스브리지 국립휴양지 입구.
원래 존스브리지는 이곳 채터후치강에 있던 다리 이름이었다. 존스 페리라 해서 거룻배가 건너다니던 곳으로 1904년 다리가 놓이면서 강으로 떨어졌던 귀넷과 풀턴 카운티가 한층 더 가까워졌다.
하지만 1930년대에 다리 일부가 강물에 휩쓸려가 일찌감치 다리 기능을 상실했고, 남아 있던 구조물도 1960년 이전에 완전히 붕괴되고 말았다.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교각 등 일부 잔해는 2018년에 완전히 철거되고 지금은 존스브리지라는 지명으로만 남았다.
존스브리지는 국립공원국 관할 휴양지로 입장료가 있다.
다리가 있던 서쪽 끝이 존스브리지 트레일 최북단인데 지금은 개인 저택이 들어서 있다. 바로 강 건너 동쪽 지역은 30에이커 규모의 귀넷카운티 공원으로 조성돼 있다. 존스브리지 파크(4901 E. Jones Bridge Rd. Peachtree Corners, GA)라는 공원인데 연방 관할의 존스브리지와 헷갈릴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존스브리지 트레일 북쪽 끝 지점. 왼쪽에 보이는 개인 집 앞으로 다리가 놓여 있었다.
트레일 남쪽 지역 강 건너편도 심슨우드 파크(Simpsonwood Park, 주소 4511 Jones Bridge Cr. Peachtree Corners, GA)라는 귀넷카운티 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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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스브리지 트레일은 주차장에서 두 갈래 길로 나뉘어 있다. 화장실이 있는 왼쪽 길은 옛날 존스브리지 다리 있던 곳까지 다녀올 수 있는 짧은 코스로 전망대가 있어 채터후치 강의 넓은 풍경을 조망하기에 좋다.
존스브리지 채터후치강 전망대. 바로 건너편은 존스브리지 파크로 귀넷 카운티 공원이다.
전망대서 바라본 채터후치강
본격적인 하이킹은 다시 주차장 쪽으로 돌아와 오른쪽 길을 따라가면 된다. 울창한 숲을 헤집고 강을 따라 좁다란 오솔길처럼 트레일이 이어지는데, 강을 따라 낚시를 즐기는 이들도 가끔 보이고, 강에 배를 띄울 수 있는 선착장도 만난다. 트레일 중간중간 강으로 접근할 수 있는 샛길도 있고, 강으로 흘러드는 작은 개울에 놓인 앙증맞은 다리도 여럿 만날 수 있다.
존스브리지 트레일은 인근 주민들이 즐겨 찾는 하이킹 코스 중의 하나다.
존스브리지 트레일엔 아름드리 나무들이 빼곡하다. 강변 숲을 걸으며 다양한 모양의 나무, 각기 다른 무늬의 나무 껍질을 살피는 재미도 크다.
글라이스 아일랜드(Gly’s Island)라는 작은 섬도 보인다. 채터후치 강 가운데 있는 섬(하중도)으로 나무가 울창하고 아래쪽으로 형성된 모래톱 주변으로 각종 물새들이 노니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채터후치강 중간에 있는 작은 섬 글라이스 아일랜드.
애틀랜타 숲이 어디나 그렇듯 이곳에 한가로이 풀을 뜯거나 제멋대로 뛰어다니는 사슴 떼도 반갑다. 워낙 겁이 많은 녀석들이지만 사람을 자주 봐서인지 도망가지 않고 빤히 쳐다보기도 해서 오히려 당황스럽게 하기도 한다.
채터후치 강에 배를 띄울 수 있는 선착장.
산책로는 대부분 평지지만 1마일 이상 내려가 강을 벗어나 야트막한 언덕길도 나오고 제법 오르내리는 맛을 느낄 수 있다. 트레일을 완전히 한 바퀴 돌아 처음 출발했던 주차장까지 돌아오려면 1시간 반~2시간 정도 소요된다.
존스브리지 트레일은 대부분 평지지만 곳곳에 바위와 언덕이 있어 나름 걷는 재미가 있다.
#. 존스브리지 국립휴양지가 있는 존스크릭은 2020년 센서스에서 인구 8만 5000명으로 조사된, 조지아에서 10번째 큰 도시다. 주민 평균 소득이 높고 학군도 좋아 ‘미국에서 살기 좋은 도시’ 상위권에 단골로 꼽혀 한인들도 선호하는 지역이다.
존스크릭에 나오는 존(John)은 19세기 초 처음 이곳에 정착했던 백인 개척민 존 로저스(John Rogers, 1774~1851)가 그 주인공이었다.
트레일은 해 뜰 때부터 어두워질 때까지만 개방된다.
원래 체로키 부족 땅이었던 존스크릭 지역은 18세기 말부터 백인들이 몰려오면서 교역소가 생기고, 점점 타운이 형성되었다. 그 무렵, 로저스 패밀리 외에 맥기니스(McGinnis), 메들락(Medlock), 핀들리(Findley), 뷰스(Buice) 등의 개척민들도 함께 터를 잡았는데, 지금 이 일대 곳곳에 길 이름, 다리 이름, 공원 이름으로 그들의 자취가 남아 있다.
존 로저스는 체로키 부족 혼혈이었던 아내 새라 코드리(SarahCordery, 1785~1842)와 함께 대규모 농장을 운영하면서 인디언 부족 권익을 위해 힘썼다고 한다. 그에게는 존슨 K.로저스(Johnson K. Rogers)를 비롯한 12명의 아이가 있었다. 또 미국 7대 대통령이었던 앤드류 잭슨(1767~1845)과도 교분이 깊어 잭슨이 조지아에 오면 자주 그의 집에 머물렀다고 한다.
존스브리지 안내판. 왼쪽 작은 사진은 마지막 철거되기 직전 남아있던 존스브리지 잔해 모습이다.
20세기 들어 지역 이름으로 존스크릭이 처음 등장한 것은 조지아텍 출신 과학자들이 1981년 메들락브리지 로드 인근 땅을 매입해 복합산업단지 ‘존스크릭 테크놀로지 파크’를 조성하면서였다. 이후 이 일대는 자연스럽게 존스크릭으로 불리게 됐고, 주민 투표로 풀턴카운티에서 분리하면서 2006년 12월 1일 지금의 존스크릭 독립 시(city)가 탄생했다.
시 설립 전에도 이 지역을 관통해 흐르는 존스크릭이라는 하천이 있었다. 존 로저스 패밀리 집 근처에 있던 개울이 바로 그 하천이었는데, 지금 리버파인 골프장 안을 흐르는 개울도 존스크릭이다. 메들락브리지 로드에서 올드앨라배마 로드로 들어가 달리다 보면 리버파인 골프장 조금 못 미친 곳에 존스크릭이라는 팻말을 확인할 수 있다. 채터후치강의 지류인 존스크릭은 포사이스카운티 본 호수(Vaughn Lake) 시작하며 총 길이는 8마일이다.
존스브리지 트레일 지도.
# 메모
존스브리지 트레일 주차장은 반웰로드 입구에서 1마일쯤 들어가면 나온다. 1일 주차비 5달러. 1년 무제한 패스는 40달러, 국립공원 패스도 통용된다. 개를 동반할 수 있지만 목줄을 매야 한다. ▶주차장 입구 주소 : 8615 Barnwell Rd., Johns Creek, GA 30022
글·사진=이종호 애틀랜타중앙일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