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사업회·한미연합회 모금 행사에 조지아평화포럼, 반대서명 운동 나서
건립 추진 관계자들 “아직 공식 입장 아니지만 한인회관이 가장 적합” 주장
이승만 전 대통령과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의 동상을 애틀랜타에 세우기 위한 기금 마련 한인대회가 지난 14일 둘루스에서 열린 가운데, 이에 대해 애틀랜타 한인사회 내 의견이 갈리고 있다.
조지아평화포럼(공동대표 김선호, 임춘식)은 한인회관에 이승만 동상을 건립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서명 운동을 진행 중이라며 18일 오후 현재 하루 만에 200여명의 서명을 받았다고 전했다.
반대 서명을 할 수 있는 구글 폼에는 “이승만의 독재에 침묵한 것을 회개해야 하는 감리교회에서 한국에서조차 말이 많은 동상을 세우고자 하다니 후세에 부끄럽다”며 “(동상 건립을 위한 30만 달러는) 독재자 찬양이 아니라 한인들의 복지를 위해 쓰여야 하지 않느냐”고 반문하고 있다.
미국에서 21년째 살고 있다는 한 독자는 본지에 “한인회관에 동상을 세운다면 미주 한인 누구나 존경하고 귀감이 될 인물을 선정하는 것이 옳다”면서 “이승만 전 대통령은 일제 강점기 이민 선조들이 사탕수수 농장과 오렌지 농장에서 피땀 흘려 모금한 임시정부 지원금을 흥청망청 사적으로 사용하고, 임시정부에 송금도 끊어 이민 선조들의 순수한 애국 염원을 짓밟은 인물이다. 이민 후손들이 그러한 인물의 동상을 세운다면 선조들에게 못할 짓”이라고 전했다.
한편 주중광 한미연합회 애틀랜타지회 이사장은 1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인사회 내 반대 의견을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반대 의견은 항상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아틀란타 한인교회에서 열린 행사는 동상 건립을 위한 모금을 시작한다는 취지로, 이승만 건국대통령 기념사업회 애틀랜타지회(회장 최낙신 목사)가 주최하고 한미연합회(AKUS) 애틀랜타지회(회장 오대기)가 주관했다.
주최측 관계자들은 이날 동상 건립 추진은 “애국심의 증표”라고 표현하며 이승만 전 대통령과 맥아더 장군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동상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주최측에 따르면 동상 두 개를 제작하고 사후 관리 등을 위해 목표 모금액을 30만 달러로 잡고 있다. 아직 얼마가 모금됐는지는 밝혀진 바 없다.
이날 주중광 이사장은 “이홍기 한인회장이 한인회관에 동상 유치 추진에 동의했다”고 발표해 애틀랜타 한인사회 내 파문이 일었으나, 이는 아직 공식적인 계획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최낙신 회장과 주 이사장 모두 이승만·맥아더 동상을 한인회관에 세운다는 계획은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라고 전했다. 최 회장은 “1~3안까지 계획을 세울 것이지만, 아직 협회 내에서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주 이사장은 이날 발언에 대해 “이홍기 회장과의 사적인 대화에서 나온 내용이었을 뿐 공식적이지 않다”라고 한발 물러서면서도, 다른 어느 곳보다 한인회관이 가장 적합한 장소라고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 다른 단체의 의견도 반영해야겠지만, 우리의 영웅 이승만 대통령의 동상을 일반 공원에 세우는 것보다 한인회관에 세우는 것이 더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동상 건립 건에 관해 본지는 이홍기 회장과 이경성 이사장에 연락을 시도했으나 당장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