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90일 내 기소…”휴대폰 포렌식 40% 정도 끝내”
이준호, 사망한 조 씨에 “악령이 들렸다”고 말하기도
귀넷 카운티에서 일어난 ‘그리스도의 군사들(Soliders of Christ)’ 살인사건의 한인 용의자 5명이 재판에 회부된다.
귀넷 카운티 치안법원의 크리스티나 블룸 판사는 지난 19일 한인 용의자 5명에 대한 예비심문(preliminary hearing)을 진행한 결과, 혐의 적용과 체포 영장 집행에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보고, 재판 회부를 결정했다.
현재까지 밝혀진 ‘그리스도의 군사들’ 살인 사건 용의자는 모두 7명으로, 이들은 한국에서 온 피해자 조세희(33) 씨를 사망에 이르게 한 관련 혐의를 받고 있다.
이준호(26), 이준현(22), 이준영(15) 삼형제와 그 어머니 이미희(54), 한국에서 방문한 이들의 사촌 이가원(26), 이준호의 여자친구로 알려진 이현지(25), 이준호의 고교 동창으로 알려진 에릭 현(26)이 사건 용의자로서 귀넷 카운티 구치소에 구금됐다. 이들에게는 모두 중범죄 살인, 증거 변조, 시신 은닉, 불법 감금, 스트리트 갱(street gang)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에릭 현에 대해서는 지난 11일 귀넷 수피리어 법원에서 열린 보석 심리에서 10만 달러 보석금이 책정돼 이날 예비심리에 나오지 않았으며, 이현지는 예비심리를 포기했다.
이미희 씨를 제외한 용의자들이 9월 13일 경찰에 연행된 것을 감안하면, 검찰은 이때를 기준으로 90일 안에 구금된 용의자를 기소할 수 있으며, 예비심리 후에도 피의자들은 보석 심리를 신청할 수 있다.
예비심리에 참석한 용의자 이미희씨. 11Alive 보도화면 캡처
귀넷 경찰 살인수사부 소속 안젤라 카터 수사관은 예비심문에서 검찰 측 증인으로 법정에 나와 지난달 12일 둘루스 제주사우나 주차장에서 고 조세희 씨의 시신이 발견됐을 때부터 사건 조사 경위를 설명했다.
카터 수사관의 진술에 따르면 조 씨는 한국에서 우울증 등의 증상을 겪고 있었으며, 새 출발을 하기 위해 지난 7월 어머니와 함께 어머니 지인인 용의자 이미희의 집으로 와 ‘그리스도의 군사’라는 단체에 발을 들여놓았다. 조 씨 어머니는 혼자 한국으로 돌아갔다.
조씨 어머니에 따르면 피해자 조씨는 휴대폰을 가지고 있었지만, 경찰은 아직 그녀의 휴대폰을 발견하지 못했다. 경찰에 의하면 조씨 어머니는 경찰에 “(조세희가) 미국 올 때 돈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처음에는 연락이 되더니 나중에 연락되지 않았다”며 이씨 가족에게 조 씨의 체재비 등의 명목으로 4000~5000달러를 건넸다.
이후 조 씨는 이씨 가족이 거주하던 로렌스빌 주택 지하실에서 ‘입단 과정’을 거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지하실은 ‘작은 교회’처럼 꾸며져 있었다.
카터 수사관에 따르면 그녀가 거친 ‘입단 과정’ 중 일부가 용의자들의 휴대폰에 기록됐는데, 조씨가 힘들게 점핑 잭(거수 도약 운동)을 하는 모습, 얼음물에 들어가는 모습, 바닥에 머리를 대고 벨트로 맞는 모습 등이 찍혔다. 카터 수사관은 “얼음물에 들어가는 영상에서 용의자들이 조 씨에게 ‘더, 더, 완전히 들어가라’라고 명령했다. 피해자는 숨쉬기 힘들어 보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조씨가 8월 중순쯤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나 정확한 사망 시점은 파악되지 않았다.
카터 수사관은 이준호 씨의 문자 기록을 분석하며 “이준호는 조세희가 ‘악령이 들렸다(possessed by a demon)’라고 표현했다”고 밝혔다. 또 이 씨의 문자에 조 씨가 탈출을 감행하며 지하실에서 일층으로 뛰어 올라와 이 씨 아버지에게 “그만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때 이준현 씨가 조 씨를 제지하며 아버지와 마찰이 있었다고 카터 수사관은 문자 기록을 설명했다.
카터 수사관은 이어 아직 용의자 7명의 휴대폰 디지털 포렌식을 약 40%만 끝냈다고 설명하며 “문자 내용이 거의 한글로 돼 있어 한국어가 가능한 경찰, 검찰 관계자들이 번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준현 씨의 변호를 맡은 제이슨 박 변호사는 2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여러 증거를 경찰에서 어떻게 분석·해석되고 있는지 검찰에 자료를 요구하고 기다리는 중”이라고 전했다.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