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역에서 우편물 절도 및 우편배달부 상대 강도 사건이 기승을 부리고 피해 규모가 커지며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당국이 뒤늦은 대처에 나섰다.
26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우정청(USPS)은 전날 “우편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5월부터 전국적인 기습 단속을 벌여 630여 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100여 명에게는 강도 혐의가, 530여 명에게는 우편물 절도 혐의가 적용됐다.
UPSP는 “범죄자들은 우편물을 직접 훔치기도 했고 우편배달부를 총기로 위협하거나 폭행한 후 우편함을 열 수 있는 범용키를 빼앗아 범행을 저질렀다”고 전했다.
UPSP 산하 법집행기관 ‘우편검열국'(USPIS)의 개리 박스데일 국장은 “잠재적인 가해자들에게 ‘우편배달부를 공격하거나 우편물을 훔치는 등의 범죄를 자행할 경우 응당한 처벌을 받게 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지속적인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AP통신은 “이번 발표는 전미 우편배달부연합(NALC)이 최근 수개월간 전국 곳곳에서 우편배달부 보호 및 우편 범죄 처벌 강화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데 이어 나왔다”며 시위는 지난 24일 콜로라도주 덴버, 25일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계속됐다고 전했다.
콜로라도주 NALC 회장 릭 번은 “우편배달 와중에 혹시 공격받지 않을까 두려워 쉴 새 없이 고개를 돌리며 주위를 살펴야 한다”면서 “스스로 경계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개탄했다.
AP통신은 정보공개법(FIA)에 의거해 USPS로부터 받은 데이터를 인용, “지난해 우편배달부 상대 강도 사건이 전년 대비 78% 급증하며 500건에 달했다”면서 “우편물을 노린 범죄가 점점 더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특히 수표가 든 우편물이 주요 타깃으로, 범죄자들은 개인 수표의 내용을 지우고 다시 써서 사용하는 수법으로 금융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USPS 우체통. 로이터
USPS 루이스 디조이 청장은 성명을 통해 “국가 우편물의 신성함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최우선 순위는 우편배달부의 안전”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편물 절도 사건을 줄이기 위해 우편배달부들이 사용하는 범용키 수만개를 전자식으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면서 “지금까지 6천500개를 교체했고 앞으로 4만2천500개를 추가 교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USPS는 미국 내에 사용되고 있는 전체 범용키의 개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아울러 USPS는 “범죄 다발 지역 1만여 곳에 도난 방지책을 강화한 우편함을 설치했다”면서 “지난 1년새 주소 변경 사기는 99.3% 줄었고 위조 우표 통용 사례도 50% 감소했다”고 강조했다.
USPS는 자체 감사관실이 비판적인 평가 보고서를 내놓은 후 이번 발표를 내놓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지난달 말에 공개된 이 보고서에서 감사관실은 “USPS 운영진이 실천 가능한 목표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고, 직원 채용 및 교육에 관한 책임을 다하지 못하며, 우편배달부 범용키 업그레이드 프로젝트마저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편 범죄 대책은 USPIS가 USPS 내부 부서 및 외부 법 집행 기관과 함께 주도하고 있으며 지금까지는 시카고·샌프란시스코 등에서 목도된 조직화한 우편 범죄에 초점이 맞춰졌다.
AP통신은 “우편 범죄 처벌 수위는 높다”면서 “절도만으로도 최대 5년의 징역형 받을 수 있고 USPS 자산을 취하거나 폐기할 경우 최대 징역 10년형, 우편배달부 폭행 때 초범은 징역 10년, 재범은 징역 25년형에 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