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트럼프 대항마’로 불렸던 공화당 대선주자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1일 이른바 ‘부츠케이트’에 휘말리면서 곤혹스러운 상황에 부닥쳤다.
내년 대선 후보 경선을 앞두고 한참 정치적 메시지를 발신해야 할 시점에 키높이 부츠를 신었느냐 여부가 유권자의 관심과 조롱의 대상이 되면서 선거운동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발단은 선거 유세에서 검은색 카우보이 부츠를 신는 디샌티스 주지사가 최근 팟캐스트 진행자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비롯됐다.
그는 이 자리에서 키높이 부츠라는 의혹에 대한 질문을 받고 “아니다. 기성 브랜드”라고 답했다. 그는 또 왜 테니스화를 신지 않느냐는 후속 질문에 “운동할 때는 신는다”고 말했다고 인디펜던트지가 보도했다.
이 발언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를 비롯한 유권자들이 온라인에서 다양한 의견을 내고 자체적인 검증을 시도했다.
나아가 미국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는 전날 신발제작자들 3명의 의견을 담은 보도를 내보내기도 하면서 ‘부츠게이트’가 더 확산했다.
이 보도에서 신발 전문가들은 3.8cm 정도 키높이 효과가 있는 부츠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디샌티스 주지사의 원래 키는 180㎝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캠프는 폴리티코 보도 직후에 성명을 내고 부츠게이트를 ‘죽음의 키스’라고 부르면서 “선거보다는 미국의 차기 톱모델(TV프로그램 이름)에 더 어울린다”고 조롱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과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로이터 사진.
미국 언론은 디샌티스 주지사의 부츠게이트 사태를 선거운동의 실패 측면에서 주목하고 있다.
초반 전략 실패로 대선 캠프를 재정비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스캔들에 휘말리면서 선거 동력을 잃고 있다는 것이다.
의회 전문매체 더힐은 “소셜 미디어 트렌드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주에 디샌티스를 검색한 유권자들은 신발 관련한 기사를 클릭할 확률이 다른 기사보다 10배나 높다”면서 “그동안 다양한 실수를 한 디샌티스에 이것은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앞서 디샌티스 주지사는 공화당이 고전했던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큰 득표차로 주지사 재선에 성공하고 지난해 연말 일부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기기도 하면서 주목받았다.
그러나 5월 출마 선언 이후 별다른 모멘텀을 만들지 못하고 10% 초반까지 지지율이 하락한 상황이다.
그는 특히 캠프 재정비 전후로 공화당 경선 초기 지역인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에 선거 운동을 집중했으나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NBC 뉴스가 지난달 말 발표한 아이오와 조사에서 그는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와 같은 16%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43%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그는 뉴햄프셔에서도 3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더힐은 보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