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회관 관리운영위 재정감사 불가능
“근거서류 미비·AS 등 계약 하자 투성이”
애틀랜타 한인회 이사회(이사장 이경성)는 지난 3일 3분기 정기 이사회를 열고 한인회관 이승만 동상 건립, 회관관리운영위원회 ‘집단 사퇴’ 후 재무감사보고, 올해 코리안 페스티벌 성과 및 재정 보고 등을 다뤘다. 이날 이사 22명 중 14명이 참석했다.
▶이승만 동상 건립= 이홍기 회장은 이날 “개인적으로 이승만 대통령을 ‘국부’로 생각하지만, 한인회에서 동상을 건립한다고 발표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평화의 소녀상 건립 건과 같이 공청회를 통해 동포들의 의견을 들은 후 정하는 것이 옳다며 “이승만 동상 건립에 관한 것은 한인회와 관련이 없다”는 점을 여러차례 강조했다.
그러나 이 회장은 7~9월 이승만기념사업회가 주최한 모임에 최소 네 번 참석했으며, 한인회 이름으로 사업회에 후원금 300달러가 지출되는 등의 기록을 바탕으로 이사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한인회는 대표기관이기 때문에 후원금을 요청했을 때 나간 것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어 “대책이 무엇이냐고 묻는데, 한인회 내에서는 한 번도 거론된 적이 없기 때문에 대책이랄 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홍기 회장이 3일 이사회에서 건물관리위원회와의 갈등 사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인회관 관리위 감사= 한인회 집행부와 마찰을 빚은 끝에 지난 8월 김백규 위원장을 필두로 집단사퇴한 한인회관 관리운영위원회가 제출한 회계 자료에 대한 감사보고가 이어졌다. 손주남 감사는 김백규 전 위원장이 사퇴 당시 이홍기 회장에게 제출한 한인회관 개보수 공사와 관련된 재무서류를 살펴본 결과, “지출을 뒷받침하는 근거 서류가 미비하고 책임자 확인도 누락돼 있다. 40만 달러가 넘는 거액이 집행됐는데, 내가 받은 서류에는 관리 자료가 전무했다”며 회계감사 자체가 불가능했다고 지적했다.
주중광 조지아대학(UGA) 명예교수 부부는 한인회관 보수 공사를 위해 40만 달러를 기부했으며, 회관 관리운영위원회가 한인회 은행계좌와는 별개로 기부금을 관리하고, 집행했다. 한인회관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낡은 지붕을 20만 달러 예산으로 올해 초 보수 공사를 완료했으며, 나머지 예산으로 강당 바닥, 무대, 음향·조명 등의 수리를 진행했다.
그러나 음향 및 조명 공사 과정에서 비용 절감을 이유로 업체 입찰 과정 없이 관리위원에게 시공을 맡기며 이홍기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와 마찰이 생겼다. 이경성 이사장은 “경쟁입찰을 실시했어야 했다”고 강조하며 “관리위원회 내에서 거래됐다는 것이 납득되지 않는다. 인보이스나 근거서류 없이, AS(애프터 서비스) 계약서도 없이 우리가 무엇을 근거로 감사해야 하느냐”며 “36대가 출범하기 전에 명확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이사회의 협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손주남 감사가 재무감사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이 회장은 강당 바닥 공사 완료 직후부터 여러 하자가 발견됐다며 “김백규 위원장에게 문의해봤으나 워런티도 없다고 하더라”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논란에 대해 참석한 이사들은 한인회관이 공공재인만큼 냉철하고 이성적으로 판단해야 하나, 극단적인 마찰을 피할 수 있도록 “김 전 위원장과 이야기를 더 나눠봐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사회는 내년부터 한인회 산하 여러 부서를 감사하는 ‘감사위원회’ 신설건을 의결했다. 감사위원회는 모든 부서의 재정 집행 등을 감사할 수 있다.
▶코리안 페스티벌 결산= 올해 코리안 페스티벌은 사상 처음으로 입장료를 받아 예상보다 더 많은 수익금을 냈다. 이미쉘 코리안 페스티벌 조직위원회 총괄본부장은 입장권 판매 수익으로 약 1만 달러를 예상했으나, 4만3000달러가 넘는 수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올해 코리안 페스티벌 수익금은 3만1165달러로, 작년보다 후원금이 적었으나 비슷한 수익금이 났다. 이는 다 입장권 판매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취재, 사진 /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