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층에게 유리한 입시제도라는 비판을 받아온 미국 명문대의 동문자녀 우대제도 ‘레거시 입학제도’를 금지하는 법안이 연방 상원에 제출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 민주당 소속인 토드 영(인디애나)·공화당 팀 케인(버지니아) 상원의원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법안을 공동 발의했다고 보도했다.
동문 자녀나 고액 기부자 자녀에 대한 입학 우대 관행을 전면 금지하는 것이 이 법안의 골자다.
WSJ은 여야 의원이 이 법안을 공동 제출했지만, 실제 통과 여부는 확실치 않다고 분석했다.
다만 상원에서 여야 의원이 공동으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법안을 추진하는 것은 레거시 입학제도의 문제점에 대한 공감대가 워싱턴DC 정가에 확산했다는 방증이라는 지적이다.
앞서 미 교육부는 연방 대법원이 지난 6월 인종을 학생선발 요소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소수인종 우대입학 위헌 결정 이후 하버드대 레거시 입학제도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레거시 입학제도가 ‘인종, 피부색, 국적 등에 따른 차별을 금지한다’는 내용을 담은 미국의 민권법 위반이라는 주장에 따른 조치였다.
실제로 최근 공개된 하버드대 연구에 따르면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 SAT 점수가 동일할 경우에도 경제력 상위 1% 가정의 수험생은 다른 수험생들보다 합격 가능성이 34%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부유층 가정 자녀들이 유리한 교육환경 때문에 SAT 점수 등 학력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인구 구성 비율상 비정상적으로 불균형적인 현상이라는 지적이다.
연구팀은 이 같은 현상의 요인으로 동문 가족이나 고액 기부자에게 혜택을 주는 레거시 입학을 지목했다.
법안을 제출한 영 의원은 “미국은 귀족제도가 아닌 기회의 나라”라며 “레거시 입학제도는 사회적 배경이 든든한 지원자들을 위해 재능있고 명석한 어린 학생들의 기회를 빼앗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