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의 한 도시에서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시위대와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가까이서 대치하던 중 물리적인 폭력이 발생해 60대 유대인 남성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캘리포니아주 벤투라 카운티 보안관실은 지난 5일 오후 카운티 내 사우전드 오크스에서 열린 시위 현장에서 69세 남성 폴 케슬러가 머리를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다음 날 사망했다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카운티 검시관실은 부검을 끝낸 뒤 사인을 둔기에 의한 머리 부상, 즉 타살로 결론지었다.
보안관실은 사건 당일 오후 3시 20분께 대로변에서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는 신고를 받고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다며, 현장의 교차로에서는 이스라엘 지지 시위와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가 인근에서 동시에 열리고 있었다고 전했다.
출동한 경찰관들은 머리를 다쳐 바닥에 누워있는 케슬러를 발견했고, 한 목격자는 그가 반대 측 시위대와 몸싸움을 벌이다 뒤로 넘어져 바닥에 머리를 부딪혔다고 경찰에 말했다.
보안관실은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며 증오범죄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당국은 용의자가 누구인지, 몸싸움이 어떻게 벌어졌는지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케슬러와 함께 있었던 한 목격자는 지역 방송 ABC7 인터뷰에서 “그들(폴 케슬러와 가해자)이 서로 소리를 지르고 있었는데, 그 남자가 확성기를 들고 폴을 때렸고 폴이 쓰러졌다”고 말했다.
사건이 벌어진 사우전드 오크스는 로스앤젤레스(LA)의 서북쪽에 인접한 도시다.
광역 LA 유대인연맹은 성명을 발표하고 “우리 커뮤니티에 대한 폭력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이를 막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캐런 배스 LA 시장도 이날 성명에서 “이번 사망 사건은 전 세계적으로 긴장이 계속 고조되는 상황에서 우리 지역에 큰 타격을 줬다”며 “우리는 폭력과 증오가 책임과 대가를 치르도록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CNN은 사건 당시 이 지역에서 벌어진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대한 이스라엘의 강력한 보복에 항의하기 위해 지난 일요일 미국 전역의 여러 도시에서 벌어진 시위 중 하나였다고 전했다.
미국 내 이스라엘 지지자들이 이런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 현장에서 맞불 집회를 벌이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으며, 중동의 전황이 격화함에 따라 양측 간 긴장도 점차 고조되는 양상이라고 언론은 보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