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토) 존스크릭서 출판기념회
애틀랜타 올드타이머인 김문성 시인이 두 번째 시집 ‘삭제된 메시지입니다’(2023, 책과나무) 를 출간했다. 지난 2018년 첫 시집 ‘Twin Lakes’를 내놓은 지 5년만이다.
지난 9월 한국에서 발간된 이번 시집엔 책 표제로 사용된 ‘삭제된 메시지…’가 포함된 시 ‘톡’을 비롯해 ‘늘글노짜’ ‘화창한 울분’ ‘무덤, 덤’ 등 모두 64편의 시가 실려 있다.
이 시집은 1세대 한인 이민자들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표현과 공감의 시어들로 채워진 게 특징이다. ‘세월이 들여다보이는 출입문’(그 새는 목이 짧다), ‘영어는 서툴고 한국말은 어눌하고'(너, 누구니)라는 표현처럼 한국인이면서 미국인이고, 미국인이면서 또 한국인인 이민자들의 이중적 정체성이 시인 특유의 언어 그물망에 걸려 곳곳에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나이 들어가면서 누구나 느끼는 시간적, 공간적 고립감도 또 다른 공감 코드다. 이는 오랜만의 한국방문에서 느껴지는 이방인의 소외감을 그려낸 ‘집이 집 밖에 있다,’ ‘지하철 앱’ 같은 시에서 선연히 드러난다.
애틀랜타의 익숙한 지명이나 낱말이 곳곳에 눈에 띄는 것도 조지아 독자들에겐 반가울 것 같다. 이를테면 400번 프리웨이(언저리 아리랑), 리 장의사(누더기를 깁다), 존스크릭 시청 뒷마당(산책길은 수리 중), 9292, 수산시장(씹는 맛) 같은 구절들이다. 현지인들만 아는 이런 말들을 우리말 시에 거리낌 없이 사용하기란 사뭇 망설여지는 일일 수 있음에도, 시인은 오히려 이를 통해 이민자들의 감성을 더 선명히 드러냈다는 점에서 시와 독자와의 거리가 한층 더 가까워진 느낌이다.
김문성 시인은 1944년생으로 서울고와 연세대를 졸업했으며 1997년 ‘시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극단 ‘관객’ 대표로 소극장 활동을 했으며 도미 후 애틀랜타 한돌문학회, 애틀랜타 한국문인회 회장을 역임했다.
한편, 김문성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출판기념회는 이번주 토요일(11월 18일) 오후 3시 존스크릭 한인연합감리교회(11180 Medlock Bridge Rd., Johns Creek, GA 30097)에서 열린다. ▶연락처 770-771-3444 / 이메일 munkim302@gmail.com
김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