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31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Social media)에 “유명인 사칭 광고”가 유행하고 있다고 한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등에 윤석열 대통령, 백종원 더본 코리아 대표 등을 사칭해 허위 광고를 퍼뜨리고 있는 것이다. 사진을 너무나 교묘하게 합성하여, 진짜 유명인사가 주식종목이나 투자를 추천하는 것처럼 위장하는 것이다. 한국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들 허위광고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한편, 카카오, 구글, 페이스북 등에 “유력 인사 명의도용 관련 자율 규제를 강화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러한 문제는 한국 뿐만 아니라 미국도 마찬가지다. 지난 4월에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공화당 대선 주자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지지하는 발언을 하는 영상이 확산됐다. 최근 트위터 상에는 시카고 시장 후보 폴 발라스(Paul Vallas)가 저속한 발언을 하는 녹음 파일이 유포됐다. 모두가 인공지능을 이용한 딥페이크(deepfake)로 조작한 영상이었다.
문제는 내년 한국 총선과 미국 대선을 앞두고 이러한 가짜정보(misinformation)가 급격히 확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사실이다. 비영리단체 Witness.org 샘 그레고리(Sam Gregory) 사무총장은 AI시대의 가짜정보 유형을 3가지로 요약하고 있다. 첫째, 정치인 등 공적 인물을 표적으로 삼은 딥페이크 조작 영상이 유행하여 선거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둘째, 정치인들의 전체 발언 가운데 일부만 뽑아서 의도를 곡해하는 ‘악마의 편집’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정치인들이 부적절한 발언을 한 후 “딥페이크로 조작된 영상이다”라고 발뺌할 가능성도 높다고 그는 지적한다.
이러한 조작영상과 가짜정보는 소셜 미디어를 타고 급격히 확산된다. 코로나19와 대통령 선거에 대한 온갖 왜곡 정보와 가짜 뉴스가 판을 친 지난 2020년이 그 좋은 예이다. 그중 최악의 사태는 폭도들이 “선거가 조작됐다”며 국회의사당에서 난동을 부린 2021년 1월 6일 국회의사당 폭동 사건(January 6 insurrection)일 것이다. 3년이 지난 현재 선거가 조작됐다는 증거는 단 하나도 나오지 않고 있으며, 폭도들은 체포되어 실형을 선고받고 있다. 가짜정보가 초강대국의 정치 중심지를 뒤흔든 것이다.
소셜미디어 기업들, 페이스북, 틱톡, 구글, 유튜브, 트위터 등은 돈 때문에 이러한 가짜정보를 유포를 방치하고 막대한 수익을 거두고 있다. 반면 상대적으로 정확하고 검증된 정보를 게재하는 TV나 신문 등 메인스트림 미디어(media outlets)는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다. 게다가 이러한 상황이 개선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소셜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정확한 정보를 게재하려 노력하던 기자 등 언론인들은 업계를 떠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비영리단체 프리 프레스(Free Press)의 노라 베나이데즈(Nora Benavidez) 수석법률고문은 2024년 대선을 앞두고 소셜 미디어 거대 기업들의 책임있는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그는 “소셜미디어 기업들은 공공안전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컨텐츠 내용을 조정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며 “인력을 투자하고 재배치하여 선거 등에 관련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꼬 지적했다. 특히 가짜뉴스가 영어 뿐만 아니라 한국어 등 다양한 언어로도 전파된다는 점을 감안해 “소셜미디어 기업들은 영어 뿐만 아니라 외국어로 된 광고 내용을 검증하고, 데이터 분석 결과를 연구자, 언론인, 정책 결정자들과 공유해야 한다”고 “또한 투표소, 투표방법, 후보자들에 대한 광고 내용을 검증하고 부적절한 내용을 지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몇 년간 한인들도 교민신문 등 전통적 한인언론보다 카카오톡, 유튜브,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 시간을 많이 쓰고 있다. 소셜미디어는 빠르고 편리하지만, 그만큼 정확성은 보장되지 않는다. 소셜미디어도 기업이고, 돈이 되는 쪽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한인들은 내년 선거를 앞두고 가짜정보 유행이 예상되는 만큼, 소셜미디어를 전적으로 믿기보다 검증된 정보를 싣는 신문 등으로 교차검증을 해야 할 것이다. 섣부른 가짜정보는 민주주의와 선거를 위협할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