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브로커 공모, 과도한 수수료 강요” 주장
소송 결과에 따라 부동산업계 지각변동 촉각
오랫동안 이어져온 부동산 중개수수료 지급 관행에 제동을 건 미주리주 연방법원의 판결 불똥이 조지아주로 옮겨붙고 있다.
조지아 주택 매도자들은 지난달 22일 북조지아 연방법원에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와 부동산 중개업체 등을 상대로 미주리주 연방법원에 제기된 소송과 유사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중개인협회와 브로커들이 인위적, 반경쟁적 관행을 통해 주택 매도자들에게 과도한 수수료를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현행 수수료 지급 관행에 따르면 셀러는 부동산 정보 플랫폼인 멀티플 리스팅 서비스(MLS)에 등록하기 위해 바이어 에이전트에 지급하는 수수료까지 합쳐 통상 판매가격의 6%에 상당하는 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
소송은 사바나의 재닛 필립스, 애틀랜타의 조셉 헌트와 이디스 앤 헌트, 브룩헤이븐의 페니 쉬츠 등 조지아 각 지역의 주택 매도자들이 NAR과 홈서비시스 오브 아메리카, 해리 노먼 리얼터스, 켈러 윌리엄스, 리/맥스, 컴패스, 앤슬리 애틀랜타, 크리스티스 인터내셔널, 소더비스, 엔젤&볼커스, 콜드웰 뱅커, 센추리21 등을 상대로 제기했다.
조지아에서 제기된 이 소송은 지난 10월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연방법원 배심원단이 부동산 업계의 중개 수수료 담합 혐의를 인정한 데에 대한 ‘모방 소송’이다. 중개인협회와 업체들이 부동산 중개 수수료 산정과 지급 방식 결정 과정에서 셀러와 바이어의 협상력을 빼앗고, 시장경쟁을 막고 있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미주리주 법원은 NAR과 홈서비스오브아메리카, 리맥스 등에 총 17억8000만 달러의 손해 배상 판결을 내렸다.
조지아 연방법원에 제기된 소송은 수개월 또는 수년간 이어질 수 있지만 법원의 판결이 내려지면 부동산업계 전반에 걸쳐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지아 멀티플 리스팅 서비스(GMLS)의 존 라이언 최고마케팅담당자는 애틀랜타 저널(AJC)과의 인터뷰에서 “오랫동안 유지돼온 중개 수수료 지급 관행에 근본적인 변화가 불가피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부동산 업계뿐 아니라 조지아 경제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조지아의 부동산 거래 규모는 주 경제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지난 10월 주 전역의 주택 거래 규모는 31억8000만달러였으며, 6%에 해당하는 중개 수수료는 1억9100만달러에 달했다. 일부 소비자 단체들은 소비자들이 소송에서 이기면 집값이 내려갈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1만4500명의 회원을 거느린 애틀랜타 중개인협회(ARA)의 마이클 피셔 회장은 현행 수수료 관행이 불공정하다는 지적에 반발했다. 그는 “셀러와 바이어가 브로커와 거래 조건을 협상할 수 있고, 내 경험으로는 커미션을 인위적으로 결정하는 공모 사실이 없다”고 일축했다. 또 이미 인스펙션, 감정평가, 다운페이먼트 등의 수수료를 부담하고 있는 바이어들에게 또다른 수수료를 부담시키면 부동산 거래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부동산업계는 주장한다.
AJC는 “수십년 간 지속된 관행으로 중개 수수료는 이미 부동산 가격 구조 안의 주요한 요소 중 하나가 되었다”며 “(수수료 변경은) 상당한 이해관계의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했다.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