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농도, 해수면 상승률 최고치…”기후변화에 즉각 대응해야”
올해 온실가스 수준이 사상 최대치에 달하면서 지구 표면 기온도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울 것이라고 세계기상기구(WMO)가 예측했다. WMO는 내년에 지구 온난화가 더욱 가속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했다.
WMO는 30일 낸 지구 기후현황 보고서를 통해 “관측을 시작한 이래 올해가 가장 따뜻한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국제사회가 온난화 억제 목표를 세울 때 산업화 이전 시기로 간주하는 1850∼1900년 지구 평균기온보다 올해 1∼10월 평균기온이 섭씨 1.4도 높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올해 평균기온은 11∼12월 수치를 반영한다고 해도 기존에 가장 더웠던 해였던 2016년과 2020년 수치를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제사회는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을 통해 지구 기온 상승 제한선을 산업화 이전 시기 대비 1.5도로 약속한 바 있다. 산업화 이전 대비 1.4도 오른 올해 지구 평균기온 예상치는 이 제한선에 바짝 근접한 수준이다.
올해 온실가스 농도 역시 최고치에 이를 것으로 파악됐다. 주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작년에 이미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50% 많아진 417.9ppm을 기록했는데, 올해 들어서는 증가세가 더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해수면 온도와 해수면 상승률도 지난해 최고치를 새로 쓴 데 이어 올해 기록을 갈아치울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WMO는 엘니뇨 현상이 심화하면서 내년 지구 온난화가 더욱 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엘니뇨 현상은 적도 부근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것이다.
정반대 현상, 즉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낮아지는 라니냐 현상이 지구 기온 상승을 일정 부분 억제하는 효과를 내지만 엘니뇨는 온난화를 가속한다. 각종 기상 이변 발생을 부추기는 원인으로도 지목된다.
WMO는 엘니뇨 현상이 올해 7∼8월부터 빠르게 발달한 엘니뇨가 9월께 중간 정도의 강도가 됐고, 올해 11월부터 내년 1월 사이에 강도가 정점에 이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적어도 내년 4월까지는 엘니뇨가 지속한다는 게 WMO의 관측이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지구 평균기온과 온실가스 수준, 해수면 상승률 등 올해 각종 기록이 깨지면서 귀청이 터질 듯한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단순한 통계를 넘어서는 것으로, 극한적인 날씨로 매일 생명과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며 “갈수록 가혹해지는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즉각 대응해야 하고 각종 기상 조기 경보 서비스를 세계 모두가 받도록 보장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