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워지고 찬 바람이 불면 눈물이 흘러 안과에 내원하는 환자가 많아진다. 눈물흘림증은 질환이 아닌 노화 현상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원인에 따라 치료와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눈썹 바깥쪽 아랫부분 뼈 안쪽으로 눈물을 만드는 눈물샘이 있다. 눈물샘에서 만들어진 눈물은 눈물점, 눈물소관, 눈물주머니를 거쳐 코눈물관을 통해 코로 배출된다.
눈물흘림증은 크게 두 가지 원인을 생각할 수 있는데 첫째는 외부 요인 때문에 눈물샘이 과도하게 자극돼 눈물 배출량이 많아지는 경우, 둘째는 눈물길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다.
우리가 눈을 깜박일 때는 적절한 눈물이 눈꺼풀과 안구 표면 사이에서 윤활 작용을 한다. 그런데 눈물이 부족하면 눈을 깜박일 때도 자극이 생기고, 찬 바람이 불거나 히터 바람 등으로 눈이 자극되면 눈을 보호하기 위해 눈물이 과다하게 분비돼 눈물흘림증이 발생한다.
자극에 의해 눈물이 많이 나는 경우는 대부분 안구건조증이다. 안구건조증이 있는 눈은 외부 자극으로부터 눈을 보호하는 눈물층 기능이 정상보다 떨어져 눈이 빨리 마르고 외부 자극에도 더 민감해진다. 이 경우 인공눈물 점안, 온찜질, 눈꺼풀 세정 등 안구건조증 치료를 시행하면 눈물흘림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환자가 눈물이 많이 나는데 왜 인공눈물을 넣어야 하냐고 물어보는데, 이는 눈물층을 유지해 외부 자극으로 인한 눈물 분비를 줄이기 위함이다.
평상시에 가만히 있는데도 손수건으로 닦아야 할 정도로 눈물이 흐른다면 노화 혹은 코눈물관 염증으로 인해 눈물길이 좁아졌거나 막혔을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증상에 따라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약 1㎜ 미만의 작은 직경을 가진 미세눈물길 내시경을 이용해 눈물소관 혹은 코눈물관이 부분적으로 좁아져 있는지 막혀 있는지 검사를 시행함과 동시에 좁아진 경우에는 눈물길을 따라 실리콘 관을 삽입하는 수술을 한다. 실리콘 관은 좁아진 눈물길을 넓혀주는 역할을 하며 대략 5~6개월 후 제거한다.
코눈물관이 완전히 막힌 경우 ‘눈물주머니 코안연결술(누낭비강문합술)’을 시행해 기존 눈물길은 두고 코 안쪽 뼈에 구멍을 만들어 눈물이 빠져나가는 길을 새로 만들어줘야 한다. 한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코 내시경을 이용해 정확한 위치에서 섬세한 수술을 시행, 환자의 빠른 회복과 높은 성공률을 보이며 수술 후 당일 퇴원이 가능하다.
눈물흘림증은 의료 장비의 발달로 수술 성공률이 높아져 환자들의 치료 만족도는 매우 높은 편이다. 과거와 달리 노년층의 건강 상태가 좋아지고 장수하면서, 실제로 70~80대 환자도 수술을 많이 받으며 수술이 끝나고 나서 ‘이제 살 것 같다, 왜 진작 안 했을까’라고 말씀을 많이 한다. 일상생활에 영향을 준다면 불편을 감수하지 말고 질환 예방 및 삶의 질 제고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치료받을 것을 권한다.
장재우 한국 김안과병원 성형안과센터 전문의 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