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창출은 업계 주장 절반 3만5000개 불과
영화제작사들, 크레딧 대부분 개인에 팔아
“혜택 줄여야” 여론 높지만 공화당 소극적
조지아 주정부가 영화산업 유치를 위해 연간 13억달러에 달하는 세제혜택을 제공하고 있지만 세금 감면 혜택만큼 고용 창출 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지아주립대(GSU) 재정연구센터가 주 상원 재정위원회와 하원 세입위원회의 의뢰로 영화산업 세제혜택에 대한 경제성을 평가한 결과, 지난 20년간 주정부가 막대한 세금을 깎아주고 있지만 정작 영화산업의 고용창출 효과는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
GSU의 영화 세액공제(Film Tax Credit)에 대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주정부가 올 회계연도에 영화업계에 제공한 세금 공제액은 13억 5000달러에 달한다. 또 공제액은 매년 증가해 2029년 14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그러나 이같은 막대한 세금 감면을 통한 직·간접 일자리 창출은 영화제작, 관광, 건설 등을 합쳐 관련업계가 주장하는 6만개의 절반인 3만 4354개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납세자들이 영화산업 일자리 하나를 창출하기 위해 5만 9455달러를 부담하고 있는 셈이다.
조지아에서 거의 세금을 내지 않는 영화제작사들은 세액공제의 97%를 주정부에 세금을 내야 하는 개인이나 기업에 팔아넘기는 것으로 드러났다. 공제액의 대부분은 개인 납세자들이 세금 절감에 이용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예를 들어 영화제작사가 조지아에서 330만 달러의 제작비를 쓰고 관련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면 30%에 해당하는 100만 달러의 공제 크레딧이 쌓인다. 그러나 영화제작사는 대부분 조지아에 법인을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 세금 납부 의무가 없어 100만 달러의 크레딧을 80만 달러에 판다. 조지아 납세자는 이를 구매해 20만 달러의 이익을 거둘 수 있다.
보고서는 “영화산업에 제공하는 혜택을 산업 전반으로 분배한다면, 수천 개의 일자리가 증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화산업 세제혜택에 대한 이같은 감사 결과는 내년 1월 주 의회의 정기회기를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나온 것이어서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 주목된다. 이에 앞서 지난 10월부터 주 의회의 상·하원합동위원회는 주정부가 제공하는 수십억달러 규모의 세제혜택 전반에 걸쳐 평가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의회는 영화산업 세액공제 규모를 연간 9억달러로 제한하고, 해당 사업에 대한 감사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공화당 지도부의 지지를 받지못해 채택되지 못했다. 관련업계의 로비도 치열하다. 영화산업협회는 세제 혜택이 없으면 조지아에서 진행되는 영화 제작의 92%(연간 44억달러)가 이탈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영화산업에 대한 세제혜택 지원을 줄여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지만 주의회를 움직이는 공화당의 정치적 셈법은 복잡하다. 공화당은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영화산업 종사자들이 많아지는 것을 꺼려하면서도 영화 촬영 장소 대부분이 공화당 의원들의 지역구인 메트로 애틀랜타를 벗어난 교외 지역에서 이뤄지고 있어 적극적인 반대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