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N사이트 컨퍼런스서 다양한 문제 제기
1. 기존 모기지의 3분의 2가 4% 아래
2. 신규주택 공급 부족·가격도 비싸
3. 젊은 세대 첫 주택구입 기회 박탈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내년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하면서 향후 수개월동안 모기지 금리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금리가 다소 하락한다고 해도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 주택시장의 매물 부족 사태가 호전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특히 젊은 세대가 적정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매물은 더더욱 찾아보기 힘들다.
메트로 지역의 주택 매물 부족은 고금리뿐 아니라 오랫동안 지속돼온 신규 주택 건설 부족 탓도 있다. 또 시와 카운티의 조닝 규제, 기존 저금리의 모기지에 대한 주택 소유주들의 집착 등도 주택시장을 빈사상태에 빠져들게 만드는 요인이다.
15일 애틀랜타 저널(AJC)이 남동부 지역 주택시장 조사회사인 마켓N사이트의 보고서를 인용, 이같이 보도했다. 마켓N사이트의 존 헌트 책임자는 최근 가진 컨퍼런스에서 “2019년 이후 집값이 60% 올라 에퀴티를 부풀렸고, 그래서 집을 팔고 싶어도 이사갈 집이 없어 팔지못한다”고 지적했다.
◇모기지 월 페이먼트 비교
주택 가격($) | 금리(%) | 페이먼트($) |
318,138 | 3.73 | 1,323 |
318,138 | 6.95 | 1,895 |
419,995 | 3.73 | 1,746 |
419,995 | 6.95 | 2,502 |
리얼터닷컴에 따르면 현재 기존 모기지의 3분의 2 정도가 4% 아래이고, 90%가 6%대 이하다. 현재의 저금리 모기지를 더 비싼 금리로 갈아타고 싶어하는 주택 소유주는 거의 없다.
지난 10월말 전국 모기지 평균 금리는 30년 고정 기준 7.79%로 정점에 달했다. 프레디맥에 따르면 지난 14일 연준이 내년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한 뒤 이번 주 평균 모기지 금리는 6.95%로 하락했다. 내년에는 모기지 금리가 더 떨어지긴 하겠지만 2001년 이후 올 여름까지 이어진 금리 수준보다는 여전히 높을 것이다. 이에 더해 신규 주택 건설도 메트로 지역의 인구 증가를 쫒아가기 어렵다.
이같은 문제는 다운사이징을 원하는 베이비 부머들은 물론 생애 처음으로 주택을 구입하려는 밀레니얼 또는 Z세대도 어려움에 빠뜨린다. 역사적으로 보면 미국인들은 아파트에서 작은 집으로, 그리고 부를 쌓으면서 더 큰 집으로 옮겨가지만 지금은 잠재적인 바이어들이 시장에서 아예 배제된 상태다.
헌트 책임자는 이를 두고 “(주택시장의) 컨베이어 벨트가 멈춘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한 매물 부족 문제가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이 적정 가격에 집을 살 수 있는 가격대의 매물 부족이 문제”라는 것이다. 특히 저가 주택의 부족은 심각하다.
예를 들어, 현재의 6.95%의 금리에 30년 고정 모기지로 10% 다운하고 40만달러의 집을 산다고 할 때 2019년 12월 팬데믹 시작 이전, 당시 금리 3.73%를 적용해 현재의 월 페이먼트와 비교하면 720달러나 더 늘어났다.
시장에 숨통을 틔워줄 신규 주택 공급도 마찬가지다. 서브프라임 사태에 이은 경기대침체를 겪으면서 적지않은 건설업체들이 시장을 떠났다. 이후 애틀랜타 지역에 인구는 지속적으로 늘었지만 주택건설은 여전히 2008년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헌트는 “4만5000채가 여전히 부족한 상태”라고 말했다.
또 경기대침체 이전보다 훨씬 비싼 신규 주택 가격도 문제다. 일반적으로 새 집 가격은 땅값의 최소 4배 수준에서 형성된다. 귀넷에서 평균 규모의 9만달러하는 로트(lot)에 집을 지으면 바이어가 살 때는 40만달러를 웃돈다.
외곽으로 더 나가 잭슨이나 폴딩 카운티의 가격도 귀넷보다 결코 많이 싸지 않다. 풀턴의 평균 로트 땅 값은 10만달러, 캅은 13만1000달러로 더 비싸다. 2년 전만 하더라도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에서 인기있는 네이버후드 상위 15곳의 평균 집값은 35만달러였으나 지금은 자취를 감추었다.
바이어와 셀러가 대등한 균형 시장에서는 통상 6개월치의 리스팅 매물 인벤토리가 형성되지만 지금은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에 따라 이른바 위치가 좋고 저가인 주택일 수록 셀러 파워가 커진다. 높은 모기지 금리가 집값 상승세를 억제하긴 했어도 떨어뜨리진 못했다.
조지아 멀티플 리스팅 서비스(GMLS)에 따르면 지난달 메트로 핵심 12개 카운티의 리스팅 매물은 1만2486채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2% 줄었다. 반면 12개 카운티의 집값 중간값은 39만5000달러로 5.4% 올랐다. 이중 팔린 주택은 3837채에 불과, 작년 11월보다 11.3% 줄었다.
김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