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싸고 좋아”…업주는 “솔직히 부담”
애틀랜타 한인타운 식당가에 ‘9.99불 런치 스페셜’ 바람이 불고 있다. 올봄부터 한 두 업소에서 시작한 저렴한 런치 스페셜 메뉴가 인기를 끌자 다른 식당들도 잇따라 스페셜 메뉴를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평범한 한식 메뉴를 시키더라도 택스와 팁까지 포함하면 점심 한 끼에 2인 기준 40~50달러를 훌쩍 넘기기 예사여서 식당 가기가 이래저래 부담스럽다는 한인들의 목소리가 높아져 왔다. 이런 추세에 한인들은 점심시간에 10달러 안팎으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런치메뉴의 확산을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일반 한식집 뿐 아니라 고기를 구워 먹는 바비큐 위주의 식당도 점심시간엔 특별 런치 스페셜을 마련, 인기를 모으고 있다.
스와니의 유명 고깃집 ‘770’과 뷰포드에 위치한 ‘985’는 갈비탕, 육개장 등 인기 메뉴를 주중 9.99달러에, 투고는 10.99달러에 판매한다. 이들 업소에선 갓 지은 솥밥도 함께 제공된다고 전했다.
스와니 아씨몰 내 ‘109 삼겹’도 갈비탕부터 고등어구이, 청국장까지 다양한 메뉴를 주중 런치 스페셜(9.99달러)로 판매하고 있다. 또 스와니 ‘올 댓 바베큐’도 선지해장국, 순두부, 제육불고기 등의 메뉴를 점심시간에 9.99달러로 제공하며, 스와니 ‘소들녘’ 바비큐 식당도 올데이 스펴셜이라는 이름으로 생대구탕, 알탕, 순댓국, 굴국밥 등을 9.99 달러에 내놓았다.
둘루스에 있는 ‘9292’ 바비큐 식당은 8.99달러에 다양한 런치 메뉴로 인기를 끌고 있다. 프레즌트 힐 로드에 있는 ’88순두부’도 런치스페셜이라는 이름 대신 데일리 스페셜이라는 이름으로 매일 다른 메뉴를 지정해 9.99달러에 제공하고 있다. 이 곳도 갓 지은 솥밥을 제공한다.
최근에 개업한 스와니 벧엘교회 옆 중식당 ‘홍반장’은 주중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다양한 메뉴를 9.99달러에 판매한다. 짜장면과 짬뽕은 물론, 양지살샤브짬뽕, 곱창짬뽕, 매운 유산슬밥, 마파두부밥 등 20가지가 넘는 메뉴가 있다.
런치 메뉴 경쟁이 불붙으면서 업소를 찾는 한인들은 좋아하지만, 업주 입장에서는 마냥 반길 수만은 없다는 의견도 있다. 한 식당 관계자에 따르면 한식 특성상 여러 반찬이 나와야 하므로 기본적으로 비용이 많이 들어 남는 게 거의 없다고 하며, 부쩍 높아진 인건비도 부담스러운 요소다.
둘루스 메가마트 내에 있는 구내 식당에서 5.99 달러에 팔던 잔치국수 값을 최근 7.99달러로 올린 것도 이런 이유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9.99달러 런치 메뉴를 도입했다가 중단한 또 다른 식당 관계자는 “너무 많은 손님이 몰려 인기 런치 스페셜을 일시 중단한다”며 시스템 보완을 위해 일부 메뉴만 가능하다고 가게 앞에 내걸기도 했다.
한편 이번에 새로 문을 연 중국집 홍반장의 김두헌 대표는 “(홍반장은) 뉴저지에 지점 2개를 둔 프랜차이즈여서 그만큼 재료를 저렴하게 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고물가 시대에 신선한 재료로 만든 음식을 좋은 가격으로 알릴 수 있도록 런치 스페셜을 시작하게 됐다”고 전했다.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