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에서 여행을 하던 한국인이 강도가 쏜 총에 맞고 사망했다.
괌 주지사 사무실은 5일 오전 7시 성명서를 통해 한국인 관광객이 총격 사건으로 숨졌다고 밝혔다. 당국은 피해 남성이 50대 한인이며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고 전했다.
괌에서 처음으로 한국인 관광객이 총에 맞아 사망하는 일이 벌어지자 괌 교민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다.
5일 임홍순 괌 한인회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졌다”며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애도의 말을 전했다.
임 회장은 “교민들도 뉴스를 보고 다들 깜짝 놀라며 슬퍼하고 걱정하고 있다”며 “교민회 차원에서 유가족을 도와드릴 일이 있는지 알아보고 있으며 일단은 우리 정부 차원에서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최대한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택시 이용이나 렌터카 이용 상황 등을 보면 한국인 관광객들이 큰 동요 없이 정상적으로 활동하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관광객들에게 “해가 진 뒤에는 어두운 곳은 가급적 걸어 다니지 말라고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 회장은 괌 경제에서 관광업 비중이 크고 전체 관광객 중 한국인 관광객 비중이 절반을 넘기 때문에 괌 정부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한인회 차원에서도 이번 사건 관련 대응할 수 있는 것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현지 교민들은 이번 일이 괌 관광업에 악재가 되지 않을까도 우려하고 있다. 괌 한인회에 따르면 괌에 거주하는 한인 수는 5천여명이며 이중 약 25%는 관광업에 종사한다.
현지에서 렌터카 사업을 하는 한 교민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교민들은 코로나19로 큰 어려움을 겪었고, 지난해에는 ‘슈퍼태풍’ 마와르가 강타하면서 큰 피해를 봤는데 최성수기인 연초부터 충격적인 사건이 터져 걱정된다”며 “괌은 안전하고 평화로워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인데 계속해서 악재가 발생해 관광객이 줄어들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지난해 5월 괌에서는 4등급(카테고리 4) ‘슈퍼 태풍’ 마와르가 상륙하면서 괌 국제공항이 폐쇄돼 3천명이 넘는 한국인 관광객이 일주일 넘게 현지에 발이 묶여 큰 큰 불편을 겪었다. 또 태풍의 영향으로 현지 숙박시설이나 식당 등 관광시설이 침수되거나 파손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실제로 괌 여행 정보 관련 각종 카페나 게시판 등에는 이번 사건을 공유하며 괌 여행 계획을 취소해야 하는 것 아닌지 걱정된다는 글들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와 관련 현지에 관광업을 하는 또 다른 한인은 “걱정된다는 문의가 들어오긴 하지만 대거 여행을 취소하는 움직임은 아직 나타나지 않는다”며 “범인이 빨리 잡히고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