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데뷔작으로 스포트라이트
한국계 캐나다인 셀린 송(36) 감독의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Past Lives)가 전미비평가협회(NSFC) 작품상을 받았다.
9일 NSFC 홈페이지에 따르면, 평론가 61명으로 구성된 단체는 지난 6일 온오프라인 투표를 통해 이 영화를 최고의 영화로 선정했다. NSFC가 공개한 영화의 점수는 51점으로 2위작인 ‘더 존 오브 인터레스트’(49점)보다 높았다. 뒤이어 ‘오펜하이머’는 44점을 기록했다.
송 감독의 데뷔작인 이 영화는 한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두 남녀가 20년 만에 뉴욕에서 재회하는 이야기를 다뤘다.
영화는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녹인 것으로, 1988년 한국에서 태어난 송 감독은 주인공의 이야기처럼 12세 때 가족과 캐나다로 이주했다.
그의 아버지는 한석규·최민식이 주연한 영화 ‘넘버 3’(1997) 등을 연출한 송능한 감독이다.
두 주인공은 한국계 배우 그레타 리, 유태오가 맡았다.
그레타 리는 한국계 이주민인 부모 밑에서 1983년 태어나 LA에서 자랐다. 2006년 드라마 ‘로 앤 오더’의 한 에피소드를 통해 데뷔한 그는 이후 영화, TV 시리즈에서 단역·조연을 맡았다. 애니메이션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에서 인공지능(AI) ‘라일라’ 목소리를 연기했고 넷플릭스 시리즈 ‘러시아 인형처럼’에 출연했다.
유태오는 유창한 독일어·영어 실력을 갖췄다. 그는 독일에서 나고 자랐으며 미주에서도 거주했다.
이 영화는 지난해 1월 선댄스영화제에서 최초 상영됐고, 독립영화드라마 시상식인 고섬어워즈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을 받았다. 향후 오스카상(아카데미) 후보에 오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송 감독은 지난해 2월 베를린영화제에서 한 인터뷰를 통해 “한국에서 초등학교에 다녔던 시기도 일종의 전생이라고 생각한다”며 “어디에 무엇을 두고 오면 그것을 지나가는 삶(전생)이라고 느낄 거라고 생각했다. 전생의 다층적인 의미를 영화에서 표현했다”고 했다.
강민혜 기자 kang.minhye@koreadailyn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