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끊어졌던 등산 팀 신년 파티가 금년에 회복되었다. 10년 전 내가 은퇴하고 이곳에 와서, 여기가 나의 새 고향으로 만들어준 여러 경험 속에 등산팀이 한 몫 했고, 신년 파티도 그 중에 하나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동안 신년 파티 같은 것은 없었다. 등산 팀 멤버수가 20명 내외였던 전에는, 연말연시와 수퍼 볼 저녁에도 모였다. 회원이 많아지자, 한 집에 모이는 것이 어려웠던 것도 파티를 중단한 이유 중에 하나였다.
이번 새해 친선 파티엔 32명이 참가했다. 등산 팀 리더들이 창의적으로 파티를 준비해서 효과적이고 즐거운 파티를 즐겼다. 참가 부부당 참가비 30불을 받아,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같이 하고 놀이선물을 샀다. 메뉴를 사전에 돌려 무엇을 먹을 것인지 정했다. 좋아하는 음식을 즐기며, 집에서 하던 음식 준비하는 번거로움을 피했다. 파티 장소인 장로님 댁에 가니, 과일이며 음료수 건강식품을 비롯한 많을 먹거리가 쌓여 있어 필요한 사람들은 자유로이 먹고 마셨다.
첫번째 단체행사는 바이올린 연주에 맞추어 우리들이 익숙한 옛 노래를 합창하는 것이었다. 바이올린 전공이신 분의 감미롭고 정겨운 반주를 따라, 우리 귀에 익숙한 노래를 합창했다. 어떤 분들은 앉아서 어떤 분들은 서서 추억 속에 찬란한 옛 노래를 합창했다. ‘옛날의 금잔디 동산에 메기/같이 앉아서 놀던 곳/물레방아소리 들린다. 메기/아아 희미한 옛 생각…’
두 번째 곡은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이었다.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울긋불긋 꽃 대궐 차리인 동네/그 속에서 살던 때가 그립 습니다…’
나의 살던 고향의 노래는 내가 사는 고향의 노래 ‘우리들의 새 고향 애틀랜타’로 이어졌다. “고향 떠나 조국 떠나 이국 타향에서/다시 만나 반가운 고향 사람들/여름 내내 백일홍 겨울엔 팬지 꽃/찾아 헤맨 꿈의 고향 여기가 거기//이웃 사촌 당신 있어 이국 타향이/오순 도순 정이 들어 고향이 됐네/외로울 때 손잡아 줄 이웃 사촌들/찾아 헤맨 꿈의 교향 애틀랜타.” 내가 작사하고 오랫동안 우린 같이 불렀다.
감성적인 바이올린 독주로 우리 귀에 익숙한 노래인 ‘You raise me up’, ‘향수’, ‘아 목동아’외 몇 명곡도 감상했다. 아름다운 바이올린 선율과 우리들의 합창이 한결 우아하고 품격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윷놀이, 새해 파티의 전통 놀이도 재개되었다. 4 부부가 한 팀이 되고, 4팀이 두 방에 나눠 윷놀이를 했다. 각 팀에서 말 네 개를 나면 승자가 되었다. 네 팀에서 승자들이 모여 결승을 했다. 윷을 던지며 흥분된 소리, 모나 윷이 나왔을 때의 함성, 앞에 가는 말을 잡았을 때의 통쾌한 소리가 이방과 저쪽 방에서 터졌다. “윷이다, 모다, 잡아, 업어, 빠져나와, 도망 가, 와와…” 모두들 기쁘게 소리 치며 윷을 던졌다. 승자들의 결승전을 지켜보는 사람들의 얼굴에 어리는 웃음 속엔 옛날의 기억들이 다시 솟아 났다. 등수에 따라 상품 상자들이 전달되었다.
빙고게임도 파티 때면 하던 그대로 이어졌다. 숫자가 적힌 구슬이 굴린 철사 통에서 빠져나오면, 숫자를 한사람은 한국말로 한 사람은 영어로 불렀다. 모두들 빙고판에서 숫자를 찾아 숫자 창틀을 닫았다. 여기 저기 “빙고” 하고 소리 쳤다. 빙고판을 확인 받은 사람에게 선물 봉지가 전달되었다. 선물을 한번 받은 사람은 다시 수상 할 수 없었다. 마련된 선물이 다 없어질 때까지 빙고게임은 계속되었다.
다음 게임은 성경 넌센스 게임으로 사회자가 물으며 손을 먼저 들고 답을 맞힌 자가 상을 받는 게임이었다. “성경 인물 중 시험만 치면 모두 100점만 받는 사람이름?” “미리 암.” “인류 최초 수술대에 오른 사람은?” “아담.” “돌아온 탕자를 제일 싫어한 것은?” “살찐 암송아지.” “인간이 최초로 만들어 입은 옷 재료는?” “나뭇잎.” “세계의 만병 통치약은?” “신약과 구약.” 모두들 웃고 웃으며 넌센스 퀴즈를 즐겼다. 참가 가정은 모두 한가지 선물을 받았다.
9시 가까이 되어 집으로 돌아갈 때 음료수 중에 내가 가져다 놓은 술병을 보니, 반이 남았다. 파티 참석자들 중엔 술을 좋아하는 분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해 내가 한 병 갖다 놓았는데, 남은 반 병을 집으로 가지고 왔다. 파티에서 술을 한 잔 즐기는 수준에 그친 성숙한 분들이 장하고 감사했다.
다시 부활한 우리 모임의 신년 파티, 준비하고 장소를 제공한 분들에게 감사하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길 희망한다. 특히 적은 돈을 모아 식사를 간단하게 처리하고 즐겁고 많이 웃을 기회를 마련한 파티진행을 맡은 임원들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수고에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