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희·이준영 출석…짧게 대답한 뒤 퇴정
이씨 퇴정 때 남편 말 건네려다 제지당해
지난해 9월 조지아주 귀넷 카운티에서 자신들을 ‘그리스도의 군사들'(Soldiers of Christ)이라고 칭하며 집단적으로 한국인 조세희씨(33)를 죽음으로 내몬 혐의를 받고 있는 한인 피고인 7명 중 2명이 17일 법정에 출석해 무죄를 주장했다.
귀넷 카운티 검찰은 지난해 11월 말 이들 피고인을 중범죄 살인, 불법 감금, 시신 은닉, 증거변조, ‘리코(RICO) 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두 사람 모두 한국에서 온 피해자 조씨를 굶기고 구타하는 등 사망에 이르게 한 관련 혐의를 받고 있다.
두 사람을 포함, 조씨 살인사건 용의자는 모두 7명으로, ‘그리스도의 군사들’이라는 조직을 시작했다고 알려진 이준호(26)와 그의 동생 이준현(22)과 이준영(15), 삼형제의 어머니 이미희(54), 한국에서 방문한 이들의 사촌 이가원(26), 이준호의 약혼녀로 알려진 이현지(25), 이준호의 고교 동창으로 알려진 에릭 현(26)이다.
17일 귀넷 수피리어 법원에서 열린 기소인부절차 신문(arraignment hearing)에는 이준영(15)군과 그의 어머니 이미희(54)씨만이 출두했다. 기소인부절차란 피고인에게 기소장을 전달하고, 피고인은 자신이 유죄 또는 무죄라고 답변하는 짧은 절차다. 검찰은 이날 피고인에게 기소장, 증인 77명의 리스트 등을 전달했다.
이날 법정에 출석한 두 피고인 모두 무죄라고 주장했으며, 법정 출석 기피를 신청한 나머지 피고인 다섯명도 모두 무죄를 주장했다.
당초 이날 오전 9시 30분에 예정된 심리는 오전 10시가 넘어서야 시작됐다. 먼저 출두한 이미희씨는 손목에 수갑을 차고 한 걸음 한 걸음 힘겹게 발걸음을 뗐다. 이씨가 입장하고 퇴장하기까지 3분여가 채 안걸린 짧은 절차였다. 이후 이준영씨가 수갑 없이 입장했으며, 마찬가지로 ‘무죄’라는 답변으로 짧게 끝났다. 두 피고인 모두 한국어 통역사가 함께 했다.
이미희 씨가 법정을 나설 때 방청석에서 남편 이지용씨가 이야기를 건네려 했으나 법정 관리인으로부터 제지를 받았다. 이 씨는 또 아들 이준영과 눈을 마주치며 미소를 지어 보이기도 했다.
피고인 이준현의 변호를 맡은 제이슨 박 변호사는 “(이 씨가) 뉘우치지 않아서 법정에 출석하지 않고 무죄를 주장한 것은 아니다. 조지아에서 살인죄의 법정 최소형이 종신형이기 때문에 일단 무죄를 주장한 것”이라며 현재 피고인 관련 자료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그리스도의 군사들’ 살인사건 관련 7명의 피고인이 모두 기소인부절차를 마침에 따라 앞으로 본격적인 재판 과정을 남겨두고 있다.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