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험에서 흔히 쓰이는 고유 용어 중의 하나가 ‘디덕터블’ (Deductible)이라는 말이다. 한국에서 갓 오신 분들 중 이 ‘디덕터블’의 뜻을 잘 이해 못하는 경우를 가끔 보게 된다. 이럴 때에 한국의 예를 들면 좀 더 이해가 쉽지 않을까 싶다.
미국에서도 마찬가지지만, 한국에서 봉급생활을 하다 보면 정해진 원래의 봉급액수와 실제로 수령하는 액수 사이에는 항상 차이가 나기 마련이다. 경리 담당자가 정해진 원래의 봉급액수에서 이것저것 빼고 주기 때문이다. 세금, 상조회비 등등을 빼고 주는 것이다.
이렇게 줄어든 봉급을 받으면 누구나 기분이 좋을리 없다. 하지만 정해진 룰이므로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이와 같이 정해진 혜택에서 일정액을 빼고 남는 혜택을 주는 경우에 그 공제하는 액수를 ‘디덕터블’이라고 한다. 즉 그 공제하는 액수만큼 수령자 본인이 감당해야 하는 것이다. ‘가입자 본인 부담액’이라고 하는 것이 좀 더 그 뜻에 맞는 말이 아닐까 싶다. 메디케어 파트 D도 일종의 보험 플랜이기 때문에 디덕터블이 있을 수 있다. 여기에 대해 알아 보자.
‘공제금’씨는 10년 전부터 메디케어 혜택을 받아 오고 있다. 오리지날 메디케어 혜택을 받고 나서 메디케어 파트 C (일명 MEDICARE ADVANTAGE) 에 가입했더니 파트 C 에 파트 D (처방약 혜택) 이 포함되어 있었다. 남들은 해마다 보험회사를 바꿔 가며 보험플랜을 변경하고 있었지만, ‘공제금’씨가 가입해 있던 파트 C플랜은 별로 불편이 없기에 오랫동안 바꾸지 않고 가입해 있었다. 그런데 올해 초에 처방약 혜택을 받는데 있어서 혜택이 예전과 달라진 것을 알고는 다소 기분이 언짢았다.
진작 다른 플랜과 비교해 보고 가입하는 것이 좋았을 거라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다름이 아니라, 연초에 처방약을 구입하려고 하니까 약값을 몽땅 내야 한다는 것이다.
평소에는 정해진 코페이만 내면 되었는데 말이다. 그 이유를 이리저리 알아 보니까 ‘공제금’씨가 가입해 있던 플랜에서는 올해 부터는 디덕터블이 생겼기 때문에 그 디덕터블을 채운 후에야 처방약 혜택이 시작된다고 한다.
예전에는 모든 메디케어 파트 D 플랜에는 디덕터블이 없었는데 왜 갑자가 디덕터블이 생겼는지 ‘공제금’씨에게는 얼른 이해가 되지 않았다. 도대체 어떻게 된 영문일까?
그렇다. 예전에는 메디케어 파트 D 플랜에는 디덕터블이 없었는데 최근에는 점점 더 많은 메디케어 파트 D 플랜들이 디덕터블을 정해 놓고 있는 추세이다. 디덕터블 만큼을 가입자 본인이 부담한 후에 보험회사가 부담하겠다는 뜻이 되겠다. 즉 보험회사가 디덕터블 만큼의 혜택을 줄이거나 늘리겠다는 말이다.
이것을 뒤집어 생각하면 그만큼 메디케어 파트 D 플랜의 운영에 있어서 수지를 맞추기 위해 디덕터블을 줄이거나 늘리기도 한다는 의미가 되겠다. 이렇게 수지가 맞추어야 하는 이유는 메디케어 당국으로부터 보조비가 줄거나 늘기도 하기 때문이기도 하겠고, 가입자들이 예전보다는 더 많은 클레임을 하고 있거나 덜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다.
보험회사가 수지를 맞추지 못하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메디케어 가입자들에게 전가된다고 봐야 한다. 보험회사들은 자선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손해를 보면서 계속 보험플랜을 운영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 아직 메디케어 파트 C에는 디덕터블이 없는 플랜들이 대부분이기는 하지만, 만일 메디케어 파트 C플랜들도 수지를 맞추지 못하면 메디케어 파트 C에도 디덕터블이 정해질 가능성이 예상된다. 이렇기 때문에 메디케어 가입자들이 메디케어 혜택을 필요 이상으로 남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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