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인브리지에 3만마리 규모 시설건립 추진
연구실험용 동물을 사육하고 판매하는 세이퍼휴먼메디슨(SHM)이 최대 3만 마리 규모의 실험용 원숭이 사육장을 건립할 계획을 발표하자 지역사회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지역방송 WALB-TV는 SHM이 약 3억 9600만 달러를 들여 디케이터 카운티 배인브릿지 시에 긴꼬리원숭이 사육 단지를 건립할 것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사육단지는 고용인력이 263명에 달하는 대규모 시설이다.
회사 측은 지난 11일 카운티 당국에 보낸 공개 서한을 통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세계 바이오 업계에 자국우선주의 기조가 확산된 지금, 실험용 동물의 안정적 국내 수급은 생명과학 분야 발전을 위한 가장 중요한 첫 단계”라고 시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지역 주민들은 이 시설이 ‘원숭이 팬데믹’의 진원지가 될까 우려하고 있다. 동물보호단체 페타(PETA)의 존스 엥겔 영장류 실험 전문가는 “해당 시설로 인해 지역 주민들이 사람과 동물간 전파되는 인수공통감염병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고 비판했다. 긴꼬리원숭이 종이 미국이 아닌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외래종인 점도 생태계 위협의 요인으로 지적됐다.
SHM이 전 찰스리버 연구소 직원이 설립한 회사라는 점을 들어 동물학대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도 짙다.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있는 찰스리버 연구소는 원숭이 외에도 기니피그, 토끼 등의 실험동물을 전세계에 공급하는 대형 임상·바이오 제약업체이지만, 여러 차례 동물실험 윤리를 위반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해 캄보디아 원숭이 등을 국내 사육 동물로 속여 몰래 들여오려 한 혐의로 조사를 받았으며, 2008년과 2009년 연이은 관리 부실 문제로 33마리의 원숭이가 죽기도 했다.
카운티 당국은 고임금 일자리 유치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 하에 시설 건립을 수용할 태세다. 지난달 이번 투자건에 대해 10년간 재산세 면제 조치를 승인하기도 했다. 릭 맥카스킬 카운티 개발국장은 “지역의 인구 증가와 맞물려 소, 닭이 늘어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훈련 받은 수의사와 직원이 동물 관리에 힘쓸 것”이라고 반박했다.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