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권 취득으로 국적 상실도 2배 늘어
동남부에서 한국 국적을 포기한 한인이 최근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틀랜타 총영사관에 따르면 동남부 관할지역(조지아, 앨라배마,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 테네시주, 푸에르토리코, 미국령 버진아일랜드)에서 지난해 377명의 선천적 복수국적자가 한국 국적을 이탈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보다 약 15% 늘어난 수치다. 동남부 지역 국적이탈자는 2021년 234명, 2022년 328명 등으로 지난 3년간 61%가 증가했다.
미국에서 태어났을 당시 부 또는 모가 대한민국 국적을 가지고 있었다면 한국과 미국 국적을 동시에 취득해 선천적 복수국적자가 된다.
송현애 총영사관 민원담당 영사는 꾸준한 홍보 때문에 선천적 복수국적 이탈 신고가 급증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국적이탈 시기를 놓친 사례가 많았으나 홍보를 많이 하면서 요즘엔 미리 준비하는 동포들이 늘었다”고 전했다.
한국 국적 포기 사례는 애틀랜타뿐 아니라 LA와 뉴욕 등에서도 증가하고 있다. LA 총영사관에 따르면 관할지역에서 지난해 한국 국적을 이탈한 선천적 복수국적자는 약 1100명으로 전년보다 22% 늘었다. 또 뉴욕 총영사관 관할지역에서는 24% 증가한 798명이 국적이탈을 신청했다.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는 등의 이유로 대한민국 국적이 자동으로 상실되는 사례도 많아졌다. 지난해 애틀랜타 영사관 관할지역에서 접수된 국적상실 신고는 1147건으로, 2022년 878건보다 30% 증가했다. 2021년에는 575건이 접수됐는데, 3년간 두 배 가까이 는 것이다. 송 영사는 “국적상실은 아무래도 후천적으로 시민권을 딴 분들이라 평균적으로 연령대가 높지만, 젊은 사람들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민권을 따자마자 국적상실 신고를 해야 하지만, 하지 않더라도 한국 국적은 자동상실 된다며 “자녀 국적이탈 문제를 처리하다가 뒤늦게 행정처리(국적상실)를 하는 분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송 영사는 “2006년생 선천적 국적이탈 대상자는 3월까지 국적이탈 시기를 놓쳐서 피해 보는 일이 없길 바란다”며 3월 3~22일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무예약 방문 접수를 활용할 것을 당부했다.
한국 국적 이탈과 반대로 역이민 등으로 한국 국적을 회복·보유·선택 하는 사례도 증가했다. 영사관에 따르면 관할지역에서 2021년 16건, 2022년 24건, 2023년에는 34건이 집계됐다. 국적 회복이란 65세 이상 외국 국적 동포가 한국 국적 회복 절차를 밟아 복수국적을 취득하는 것으로, 한국에서만 신청을 접수할 수 있다.
국적 보유란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뒤 한국 국적이 자동 상실되기 전 신고해 한국 국적을 유예 기간 동안 보유할 수 있는 절차를 말한다. 국적 선택은 외국 국적 불행사 서약을 함으로써 한국 국적을 선택하는 것을 말한다.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