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1~3차례 에너지 드링크를 마시는 것만으로도 숙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2일 가디언 등에 따르면 노르웨이 베르겐 대학교 연구진이 5만 3000여명의 청년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런 결과가 나왔다. 에너지 드링크는 1리터에 150mg그램 이상의 카페인이 담긴 음료다.
그간 에너지 드링크가 숙면에 좋지 않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졌지만 정확히 어떤 수면 단계에 악영향을 미치는지, 성별 격차는 있는지 등의 연구는 없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관련 연구가 진행됐다.
연구진은 18~35세 사이의 참가자 5만 3266명을 모집해 얼마나 자주 에너지 드링크를 마시는지와 평소 수면 패턴에 대해 자세하게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에너지 드링크 섭취 비율은 ‘매일’, ‘일주일에 4~6번’, ‘일주일에 2~3번’, ‘월에 1~3번’, ‘거의 마시지 않는다’ 등 5가지 단계로 구분했다. 수면에 대한 설문은 잠들 때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잠든 후 얼마나 자주 깨는지, 총 몇 시간을 자는지 등의 항목으로 구성됐다.
조사 결과 ‘매일 에너지 드링크를 마신다’고 답한 비율이 여성은 3.3%인 반면 남성은 4.7%로 남성이 통상적으로 더 많은 에너지 드링크를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에너지 드링크를 마시는 경우에도 여성은 일반적인 일간 카페인 섭취량보다 3% 가량 많이 마시는데 그쳤지만 남성은 5~8% 더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 음료를 섭취함으로써 발생하는 수면 방해 정도는 남녀 모두 다르지 않았다. 에너지 드링크를 마시는 설문 응답자가 거의 마시지 않는다고 답한 이들보다 평균 30분 덜 자는 것으로 조사됐다. 잠에 드는데도 더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자다가 깨어나는 횟수도 더 많았다. 한 달에 1~3번 에너지 드링크를 마신다고 답한 경우에도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연구진은 “대학생들의 수면 문제에 대한 위험 요인을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 결과로 에너지 드링크 소비 빈도가 개입 가능한 개선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