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가정서 먹고 자란 한국 음식 보여주고 싶어”
‘제임스 비어드’ 어워드에도 두차례 후보 선정
“저는 전형적인 이민자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아버지가 주 7일을 일하셨는데, 항상 밤늦게 들어오시곤 했죠. 어머니는 저희를 깨워서 늦게라도 아버지와 한 식탁에서 저녁을 먹게 하셨어요. 식구들끼리 모일 수 있는 게 그때뿐이었거든요. 한식을 먹으면 어렸을 적 가족과 함께했던 시간이 떠오릅니다.”
조지아주 케네소 출신의 한인 2세 셰프 브라이언 서(한국명 서지수·34)는 올 여름 마리에타에 한식당 ‘봄(BŌM)’을 개업하고 자신의 ‘소울푸드’를 선보인다.
서 셰프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퓨전 없이, 100% 음식에 초점을 맞춘 한식당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애틀랜타의 한인타운이라고 불리는 스와니·둘루스에 비해 마리에타는 한식당이 없는 편인데, 그곳에도 한식당을 만들어 자신이 좋아하는 한식을 알리고 싶다고 전했다.
‘봄’은 그가 8년 동안 운영하고 있는 ‘스프링’ 식당 인근에 자리 잡을 예정이다. 스프링은 서 셰프가 오랜 기간 연마한 프렌치 요리 테크닉을 경험할 수 있는 식당으로, 창의적인 메뉴로 유명하다.
이 레스토랑을 통해 서 셰프는 ‘레스토랑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제임스 비어드 어워드에 후보에 올랐다. 2017년 올해의 라이징스타 세미파이널리스트, 2019년 동남부 베스트 셰프 세미파이널리스트에 선정되었고, 온라인 매체 ‘이터 애틀랜타’ 등에서 봄 식당 개업 소식을 집중 조명하는 등 스타셰프로서 그의 행보는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브라이언 서 셰프가 운영하고 있는 레스토랑 ‘스프링’. 스프링 홈페이지
서 셰프는 “스프링을 열 때보다 지금이 더 떨린다. 한식에 대한 한인들의 높은 기준에 맞추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봄의 메뉴는 그가 어린 시절 먹고 자란 할머니의 음식으로부터 영감을 받았다. 설렁탕, 갈비찜, 감자탕, 냉면 등 대표적인 한식 메뉴가 포함됐으며, 오픈 전까지 메뉴를 더 구상 중이다. 한국의 소주와 맥주도 넣을 예정이다.
그는 “새로운 시도보다는, ‘진짜’ 한국 음식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하며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에서 근무할 때 퇴근 후 갔던 24시간 영업 식당과 같은 분위기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전했다.
‘봄’은 그와 12년간 함께 해온 김경욱 수셰프(부주방장)가 전담할 예정이다. 서 셰프는 마리에타의 아시아계 젊은이들을 비롯해 마리에타 커뮤니티 전반에 자신이 좋아하는 한식으로 다가가고 싶다고 밝혔다.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