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 위험 심각…광견병 예방접종 필요
미국 주택에서 터마이트, 바퀴벌레, 개미 등과 ‘벌레와의 전쟁’을 벌이는 경우는 흔하지만, 최근 조지아주에서는 집안에 박쥐 떼가 들어와 피해를 겪은 사례가 여럿 보고됐다.
사바나 지역매체WTOC-TV는 이사 간 주택에 박쥐떼가 살고 있어 피해를 본 그랜트 씨 가족 사례를 1일 보도했다. 이들은 사바나에 있는 아드슬리 파크 동네에서 주택을 임대했는데, 집에 심각하리만치 박쥐가 많았다고 제보했다. 부부는 유튜브에 박쥐 여러 마리가 거실 안을 날아다니는 모습, 천장 통풍구에 숨어 있는 모습 등을 공유했다.
그랜트씨가 집안에서 발견된 박쥐 떼 [그랜트 유튜브 영상 캡처]
그랜트 씨는 매체에 “조지아주 보건복지부가 이 주택은 ‘즉각적인 공중 보건 위험’이 있다고 판단했다. 가족들은 보건 당국의 권고에 따라 광견병 예방주사를 맞고 있다”고 전했다. 주택 관리회사는 매체에 세입자들에게 박쥐 박멸, 계약 해지 등의 옵션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가족은 광견병 주사 등의 이유로 의료비 부담을 호소하며 고펀드미 페이지를 열고 후원금을 받고 있다.
한편 조지아대학(UGA) 기숙사에서도 박쥐 떼가 보고됐다. 지난달 26일 WSB-TV에 따르면 UGA오글레트로프 하우스 기숙사 옥상 기계실 서까래에서 박쥐 25~30마리가 발견되며 학생과 학부모의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기숙사 관계자는 박쥐들이 발견된 즉시 해충 방제팀을 불러 박쥐들을 내보냈으나, “박쥐는 매우 작고 숨어 지내는 데 능숙하기 때문에 몇 마리는 남아 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지난달 14일 처음으로 기숙사 계단에서 박쥐를 봤다고 보고했으며, 박쥐들은 여러 구멍을 통해 건물로 들어와 이때부터 건물에 숨어지냈던 것으로 추정됐다.
학교는 박쥐는 보호종이기 때문에 제거할 수 없지만, 학생들에게는 만지지 말라고 당부했다. 조지아주 보건부에 따르면 소수의 박쥐만이 광견병에 걸렸다.
주 천연자원부는 이번 사태의 박쥐 종이 멕시코자유꼬리박쥐라고 분석하며 “극심한 한파를 피하기 위해 가열된 구조물을 찾는다. 일반적으로 속이 빈 나무, 바위 틈새에 둥지를 튼다”며 박쥐 떼가 실내에서 발견된 경위를 추정했다.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