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의 바르고 착한 이들.” 팻시 오스틴-갯슨 귀넷 카운티 검사장은 이민자 노인들을 이렇게 불렀다. 법 집행관의 입장에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킬 위험이 적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문제는 이들이 ‘피해자’가 되는 경우다. 사기와 폭력 범죄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은 반면, 사법 또는 복지기관에 신고할 확률은 매우 낮다.
이민자 출신이라는 심리적 장벽에 더해 정보 접근의 한계를 늘 겪다보니 자신의 어려움을 공개적으로 호소하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귀넷 검찰은 갯슨 검사장의 한인 독거노인 돌봄위원회 발대식 참석을 계기로, 올해부터 조지아 전역에 6개 지부를 두고 있는 팬아시안 커뮤니티센터(CPACS)와 범죄 예방책 홍보 등 다양한 협업을 시작한다. 목적은 “당신을 도울 누군가가 집 밖에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함이다.
갯슨 검사장은 “시니어 대상 범죄의 경우, 사후 처벌보다 예방이 중요한 만큼, 시민들과 직접 만나 정보를 나누는 기회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귀넷 카운티의 검사들을 만나 노인대상 범죄 예방책과 함께 한인 독거 노인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들어보았다. 장기 요양 등의 돌봄 시설 정보부터 사기 예방법 등을 물었다. 인터뷰에는 팻시 오스틴-갯슨 귀넷 카운티 검사장, 우즈마 칸 검사, 베스 고르스키 검사, 정한성 검사가 참석했다.
▶시니어 대상 사기수법= 전기, 수도 공과금을 빙자한 사기부터 경품행사, 복권, 투자, 가족에 대한 인신매매 사칭까지 다양한 수법이 존재한다. 최근에는 한인 노인을 대상으로 한글로 쓰인 문자를 보내 경각심을 떨어뜨리는 사례도 보고됐다. 자녀인 척 현금을 요구하는 메시지가 한글로 오면 피해자가 속을 확률이 커지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즉시 행동하지 않는 것’이다. 입금을 요구하는 전화나 문자를 받으면, 번거롭더라도 다시 한번 주변 사람이나 온라인에 정보를 재확인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감정을 앞세우지 말라”는 조언도 유용하다. 사기범들은 시간 압박을 빌미로 피해자의 행동을 유도하는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감정적으로 휘둘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노인 돌봄 서비스= 시니어를 위한 돌봄 서비스는 크게 3가지로 구분된다. 본인의 집에서 생활하고 싶다면, 생활 재택 보조 서비스를 선택하면 된다. 혼자 생활이 어렵다면, 시니어 아파트나 전문 의료인이 상주하는 요양원에 입소해 돌봄을 받을 수 있다. 시설 입소를 선택했다면, 주 정부의 허가를 받은 시설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면허 개인 요양원을 운영하는 것은 조지아주에서 불법으로 간주된다.
메디케이드 수혜 대상자라면 대부분의 장기 요양 서비스 금액을 지원받는다. 2020년 기준 조지아주의 요양원 비용은 최대 월 6722달러다. 다만 메디케이드와 달리 메디케어는 지원 기간과 금액에 제한을 둔다. 또한 목욕을 돕거나 교통편을 제공하는 생활 보조 서비스는 지원하지 않는다. 생활보조의 경우 월평균 3500달러가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어 노인 복지 서비스= 애틀랜타 지역위원회(ARC)는 노인 및 장애인 복지 정책의 일환으로 임파워라인 프로그램(empowerline.org)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어, 중국어 등 다양한 언어를 지원한다.
온라인으로 2만 6000개 이상의 인증된 복지 및 돌봄 기관 정보를 제공하며, 자가용 운전이 어려운 경우 대체 교통수단을 찾는 방법, 노인을 위한 일자리, 평생학습관 등 여러 생활 정보도 찾아볼 수 있다. 기관 또는 단체에 해당할 경우 ‘찾아가는 노인 정책 설명회’를 무료 신청할 수 있다. 전문가가 직접 시니어 우울증, 당뇨병, 청력 검사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강연한다.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