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부터 매장앞에 대기줄…아이폰 출시만큼 북적이지는 않아
체험 고객 “와∼” 감탄 연발…”스포츠 볼 때 몰입감 더 큰 듯”
2월2일 오전 7시 30분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위치한 애플 본사 앞 애플스토어(매장).
평소 오전 10시에 문을 여는 이 매장 앞에는 다소 이른 시간임에도 40여명의 사람이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며 줄을 서고 있었다.
이날 출시되는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Vision Pro)를 먼저 구입하기 위해서였다.
매장 측은 이날 비전 프로 출시를 위해 오픈 시간을 2시간 앞당겼다.
지난 19일 사전 주문을 받기 시작한 후 판매량이 호조를 보이면서 출시 날 매장에 많은 사람이 몰릴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우려했던 만큼은 아니었다.
다만, 물량이 한정돼 있어 선착순으로 헤드셋을 구매할 수 있었다.
이른 아침부터 매장 앞 대기줄의 앞쪽에 서 있던 한 잠재 구매자는 “사람들이 많이 올 것 같아서 어젯밤 11시에 와서 기다렸다”며 “나보다 먼저 와서 텐트를 치고 잔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행히 생각보다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오늘 구매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작년에 새 아이폰이 나왔을 때만큼 붐비지는 않는 것 같다”고 전했다.
캘리포니아주 쿠퍼니노 애플 본사 앞 애플스토어에서 사람들이 매장 오픈을 기다리는 모습.
매장은 비전 프로 체험을 위해 사전 예약을 받았다. 이날 당일 오전 예약은 꽉 찼지만, 오후 시간대는 아직 여러 개가 남아 있었다.
비전 프로에 대한 고객들의 기대감은 컸다.
아마존에 다닌다는 카밀 씨는 “개인적으로 새 제품에 관심이 많고 비전 프로에 흥미가 있다”며 “오늘 체험도 하고 직접 사기 위해서 나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메타의 퀘스트(VR 헤드셋)를 써봤는데 생각한 것만큼 만족스럽지 못했다”며 “비전 프로는 다르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전 8시가 되자, 매장 문이 활짝 열렸다. 미리 나와 있던 애플 직원 30여명은 환호하며 비전 프로의 출시를 축하했다.
엔지니어라고 밝힌 한 애플 직원은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비전 프로 개발에 관여해 왔다”며 “사람들이 기기를 좋아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매장 안은 비전 프로를 체험하는 고객들로 금세 붐볐다. 매장 직원 한 명 한 명이 이들에게 기기를 소개하고 체험을 도와줬다.
비전 프로를 쓴 고객들은 가상현실에서 손으로 뭔가를 집는 듯 손가락을 들어 보이는가 하면 “와∼”하는 감탄을 연발하기도 했다.
애플스토어에서 한 고객이 직원의 설명에 따라 기기를 체험해 보고 있는 모습.
30분간 체험을 마친 리키 씨는 “오기 전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아서 그런지 생각보다 좋았다”며 “새로운 세계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신기해했다.
이어 “헤드셋 무게가 조금 느껴지긴 했지만, 체험을 방해할 만큼은 아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타코마 씨는 “야구를 보는데 내가 마치 현장에 있는 느낌이었다”며 “자연을 담은 영상이 나올 때보다 스포츠를 볼 때 특히 몰입감이 더 느껴졌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가격이 만만치는 않기 때문에 구매할지 여부는 좀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비전 프로의 가격은 3천500달러부터 시작한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오전 뉴욕에 있는 애플스토어를 찾아 비전 프로의 출시를 자축했다.
그는 비전 프로 가격에 대해 “(비전 프로는) 오늘 이용할 수 있는 내일의 기술(tomorrow’s technology today)”이라며 “우리는 그 가치를 고려해 적절한 수준으로 가격을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