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이후 미국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는지에 대해 한 번 빼고 다 맞춰 온 ‘족집게’ 역사학자가 오는 11월 대선에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한다고 예측했다.
대선 ‘예언가’로 꼽히는 앨런 릭트먼 아메리칸대 역사학과 석좌교수는 5일 경제전문매체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으로선 바이든 대통령이 약간 우세하다”고 내다봤다.
릭트먼 교수는 미 선거사를 분석해 개발한 모델로 대선 결과를 예측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모델은 ▶집권당의 입지 ▶대선 경선 ▶후보의 현직 여부 ▶제3 후보 ▶단기 경제성과 ▶장기 경제성과 ▶정책 변화 ▶사회 불안 ▶스캔들 ▶외교·군사 실패 ▶외교·군사 성공 ▶현직자의 카리스마 ▶도전자의 카리스마 등 총 13개 항목으로 구성된다.
지금까지는 바이든 대통령이 5개, 트럼프 전 대통령이 3개 항목에서 점수를 땄다고 릭트먼 교수는 설명했다.
릭트먼 교수는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하는 현직 대통령이고, 소속당이 그의 후보 지명을 두고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지 않았으며, 주요 정책 변화를 단행해왔다는 점에서 후보의 현직 여부, 대선 경선, 정책 변화 항목에서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4년간 1인당 실질 경제성장률은 이전 대통령 두 임기(2012∼2020년) 간의 평균 성장률과 같거나 그보다 높았다는 점에서 ‘장기 경제성과’ 항목에서도 우세하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공화당의 후보가 카리스마도 없고 국민적 영웅도 아니다”라며 ‘도전자의 카리스마’ 항목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점수를 줬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선 “소속 공화당이 하원에서 다수당인 점(집권당의 입지), 바이든 대통령 역시 카리스마가 없고 국민 영웅도 아니라는 점(현직자의 카리스마)에서 점수를 줄 만 하다”며 “또 바이든 정부에서 주요 외교·군사적 성공을 꼽기는 어려울 것이므로 ‘외교 및 군사 성공’ 항목에도 점수를 줄 수 있다”고 했다.
릭트먼 교수는 1984년 대선에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재선을 예측한 후 모두 10차례에 걸쳐 조지 H.W. 부시,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까지 대부분의 당선 결과를 정확하게 예측했다.
특히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의 당선을 유력하게 보는 여론조사가 쏟아졌지만, 그는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가 당선한다는 입장을 고수한 바 있다.
그런 그도 한 번은 예측이 빗나간 적이 있다. 바로 조지 W. 부시와 앨 고어가 맞붙은 가운데 재검표 논란까지 불거졌던 2000년 대선이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