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클러 동파 보험금 15만불 횡령”
보험 에이전트 “보험사 수표 발행” 확인
이홍기 회장 반박 기자회견 예고
이홍기 애틀랜타 한인회장이 한인회관 보험금 15만 달러를 ‘횡령’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위원장을 맡았던 김백규 씨 등을 비롯한 한인회관 관리운영위원회 전 위원들이 7일 둘루스 커피숍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홍기 한인회장의 보험금 횡령 의혹을 제기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35대 한인회 임원들은 전혀 처음 듣는 주장이라며 놀라는 한편 실망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자청한 김백규 전 위원장, 박건권, 윤모세, 이경철 전 위원들에 따르면 회관 관리운영위원회가 사퇴하기 전인 지난 2022년 12월 말, 한인회관의 소방 스프링클러 파이프가 동파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소방 스프링클러 파이프와 대강당 누수 공사를 위해 1950달러가 지출됐고, 상황이 일단락됐다고 이들은 전했다.
윤모세 전 위원은 “사고 직후 이홍기 회장이 보험 처리에 관해 물었다. 나는 보험료가 오를 수도 있고, 이후 보험 가입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설명하며 그를 말렸다”고 전했다. 관리운영위원회 위원들은 누구도 이 회장이 보험 클레임을 진행했고, 지난해 5월쯤 보험금을 수령한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박건권 전 위원은 “익명을 요구한 제보자에 따르면 보험사 에이전트가 13만~15만 달러 정도의 금액이 청구됐다고 들었다. 그러나 한인회 재정 서류 그 어느 곳에서도 10만 달러 이상 큰돈이 입금된 정황을 찾을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위원들이 주장하는 보험액수는 아직 확인된 바 없다.
본지가 한인회관 보험사의 담당 에이전트에게 연락한 결과, “물 데미지 클레임(water damage claim)을 작년에 해드렸다. 액수는 말할 수 없지만, 보험회사에서 확실히 수표가 발행됐다. 수표는 ‘Korean Association’으로 발행되어 딴 계좌로는 입금이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박 씨는 이어 “한인회 회장 타이틀로 통장을 여러 개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본인 통장을 따로 만들지 않았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그의 주장에 이미쉘 전 수석부회장은 “내가 알고 있는 한인회 계좌만 6개”라고 주장하며 “회칙상 한인회 계좌에 최소 두 명의 이름이 들어가야 하는데, 통장을 만드는 은행 입장에서 확인해줄 수는 없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경철 전 위원은 “1500달러든 1만5000달러든 금액에 상관없이 배임, 횡령, 사기 등의 혐의까지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책임지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이 회장에게 사죄할 것, 보험금을 한인회 계좌로 돌려놓을 것, 한인회 이름의 계좌가 몇 개 있는지 밝힐 것 등을 요구했다.
김백규 전 위원장 또한 “잘못한 사람이 당연히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본지는 이홍기 회장과 이경성 이사장에게 연락을 시도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이 회장은 이메일을 통해 8일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밝혔으며, 9일 예정된 취임식에서 이홍기 회장은 제36대 애틀랜타 한인회장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한편 회관 관리운영위원회는 지난해 8월 24일 기자회견을 갖고 집단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은 한인회관 관리와 보수 공사 진행 및 업체 입찰 절차 등에 있어 이홍기 회장과 ‘잡음’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신뢰와 소통의 부재가 있어 사퇴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취재, 사진 /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