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대형언론사의 정리해고가 잇따르고 있다. LA타임스가 이달초 115명을 해고했으며, 타임 매거진, 내셔널 지오그래픽도 지난달 등 정리해고를 발표했다. 주류 언론인들은 대량해고가 이뤄진 1월 24일을 ‘우울한 하루’(bleak day)라고 불렀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해 240명에게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노스웨스턴 대 저널리즘 스쿨(Northwestern University’s Medill School of Journalism)에서 발행한 지역뉴스 백서(State of Local News)에 따르면 2023년에는 지방언론사가 매주 2개꼴로 문을 닫았다. 그 결과 미국내 200개 카운티는 지역신문사가 하나도 없는 ‘뉴스 사막’ (news deserts)이 되었으며, 228개 카운티에서는 조만간 지역언론사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됐다.
지역언론사가 힘겨워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광고수익 감소다.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에 따르면 미국 지역언론사 광고수익은 2000년부터 지금까지 무려 82%가 감소했다. 줄어든 광고 총액은 400억달러에 달한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기업들이 신문, TV 등 전통적 미디어들의 광고 예산을 빼앗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은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정부와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이 언론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첫째, 정부 차원에서도 지역사회를 감시 홍보할 언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둘째, 광고시장을 독점하다시피한 소셜미디어 플랫폼 기업들이 이제 신문과 ‘파이’를 나눠야 할 때이기 때문이다.
US뉴스앤월드리포트와 뉴스위크 기자를 지낸 스티븐 월드만(Steven Waldman)에 따르면, 이미 정부 차원의 지역언론 지원은 일부 지역에서 실시되고 있다. 뉴욕시의회는 소규모 지역언론에 990만달러의 광고예산을 책정하기로 했다. 뉴욕시립대(CUNY)에서 시 홍보예산의 최소 절반 이상을 지억언론에 할당할 것을 권고했기 때문이다.
또다른 지원책은 정부 차원의 택스 크레딧(tax credit)이다. 최근 연방하원에는 커뮤니티 뉴스와 스몰비즈니스 지원법(Community News and Small Business Support Act, HR-4756)이 상정됐다. 이 법안은 언론사가 편집자 1명을 고용할 때마다 최대 2만5000달러의 택스 크레딧을 제공한다. 이 법안은 아직 논의중이며 통과되지 않았다.
소셜미디어 플랫폼 기업이 언론사에게 뉴스 컨텐츠 사용료를 지불하도록 법적으로 규정하는 방안도 마련되고 있다. 예를 들어 캐나다는 2022년 온라인 뉴스법(Online News Act, C-18), 오스트레일리아는 2021년 뉴스 미디어 거래법(News Media Bargaining Code)을 시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캐나다 유력지 토론토 스타(Toronto Star)의 라이언 아담 부회장(Ryan Adam)은 “이 법이 시행되고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언론사에 컨텐츠 사용료를 지불하면서, 언론사의 재정난은 감소하고 언론산업 전망은 밝아지고 있다”고 평했다.
미국 정치권도 비슷한 법을 준비중이다. 현재 연방하원에는 언론 경쟁 및 지원 법안(Journalism Competition and Preservation Act, S-1094), 캘리포니아주 의회에는 저널리즘 수호법안(Journalism Protection Act, AB-886)이 상정돼 있다. 캘리포니아 신문발행인연합의 브리트니 바소티 (Brittney Barsotti) 법률고문은 “현재 언론의 위기는 플랫폼 기업들이 광고 시장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들 기업이 175억달러를 컨텐츠 사용료로 지불하면 지역언론에게 적절하게 나줘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 차원에서 이러한 제도들이 시행되면 이민언론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캘리포니아주 라티노 신문인 산페르난도 밸리 선(San Fernando Valley Sun)의 마사 디아즈 아스케나지(Martha Diaz Aszkenazy) 발행인은 “신문사 수입은 전적으로 광고에 의존하는데, 그중 30%는 정부 광고”라며 “우리는 정당한 몫을 받고, 커뮤니티에 신문을 구독료없이 무료 배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계 언론인 아시안 저널(Asian Journal)의 코라 오리(Cora Orie) 발행인은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진짜와 가짜 뉴스를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며 “우리 이민언론은 진실의 수호자(guardians of the truth)”라고 말했다. 미주 한인언론 역시 이민사회에 있어 필수 불가결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한인언론 등 이민언론을 지원하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하루빨리 마련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