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다수인 버밍햄서는 절반 수준 불과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의 주택 가격이 인종별 거주지역에 따라 큰 편차를 보이고 있다고 22일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가 부동산 서비스 플랫폼 질로의 자료를 분석,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의 흑인 소유 주택 평균 가격은 32만 3400달러로 백인 소유 주택 평균 가격(39만 2700달러) 대비 17.7% 낮다 . 이는 조지아 동부 외곽에 위치한 어거스타의 인종간 주택가격 격차(5%)의 3배 이상에 달하는 수치다. 조지아 내에서도 집값이 높은 대도시에 가까울수록 시세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에서 인종간 주택가격 격차가 가장 큰 도시는 앨라배마주 버밍햄이다. 이 도시의 흑인 소유 주택 평균 가격은 14만 7100달러로 백인 소유 집값(27만 4600달러)의 절반(46.4%) 수준에 불과하다. 버밍햄은 지난해 기준 흑인 인구 비율이 68.6%에 달하지만 여전히 자산 등의 부는 소수 백인에 편중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집값 차이는 인종별 소득격차 때문이기도 하지만 주택 감정평가의 구조적 차별 탓도 있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감정평가사는 주택 담보대출과 부동산 리스팅을 위해 주택의 시세를 평가하는데 전국 감정평가사의 96.5%가 백인이다. 주택의 위치와 편의시설 등 객관적 조건이 아닌 소유자의 인종에 따라 주관적 감정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 2022년 메릴랜드 볼티모어 주민 네이선 코놀리는 주택 소유자 인종을 흑인에서 백인으로 바꾸자 같은 주택이 47만2,000달러에서 75만 달러로 2배 가량 높아졌다며 감정평가사를 고소하기도 했다.
이처럼 인종 차별이 부동산 자산 불평등을 심화시킨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지난해 조 바이든 행정부는 주택 감정평가의 형평성을 개선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하기도 했다.
마샤 퍼지 주택도시개발부(HUD) 장관은 지난해 6월 “집을 소유하는 것은 아메리칸 드림의 핵심”이라며 “인종적 편견으로 인해 주택 가치가 과소평가되는 것은 대출 승인 여부는 물론, 향후 은퇴 생활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